러시아 용병 그룹 와그너, 말리서 수백명 학살 연루 의혹

입력 2022-05-04 23:46  

러시아 용병 그룹 와그너, 말리서 수백명 학살 연루 의혹
가디언지 "말리군 내부 문서에 와그너 용병 존재 드러나"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여한 러시아 용병 그룹 '와그너'가 아프리카 말리에서 벌어진 민간인 수백 명 학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지는 4일(현지시간) 말리 육군 내부 문서를 보면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말리군 작전에서 와그너 용병들의 존재가 드러난다고 밝혔다.
비정부기구(NGO)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중순 사이 말리군과 와그너 그룹이 관련된 9건의 사건에서 민간인이 456명 사망했다고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가장 심각한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통제하는 한 마을에서 4일간 350∼380명이 살해된 것이다.
니제르강 범람지역에 있는 이 마을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그룹'(GSIM)이 수년간 통제하면서 가혹한 샤리아법(이슬람 종교법)을 적용하고 세금을 올리던 곳이다.
이웃 마을의 한 주민은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사건이 발생한 3월 27일 시장에 있었는데 갑자기 헬기들이 나타나고 군인들이 내리더니 이슬람 무장 세력이 이들에게 총을 쏘고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사람들이 모두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고 말리군은 총을 쐈다고 전했다.
이어 군인들은 수백 명을 인근의 마른 강 바닥으로 데려가서 4일간 물과 먹을 것도 거의 주지 않고 심문을 했고 주기적으로 사람들을 끌어가서 살해했다고 이 주민과 다른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ACLED의 선임 연구자 헤니 엔사이비아는 사망자 60∼100명은 비무장 상태 이슬람 무장세력일 수 있지만 나머지는 민간인이라고 소개했다.
여러 목격자는 이 작전을 주도한 이들은 모르는 말을 하는 백인이라고 증언했다. 이들 중 일부는 러시아인으로 확인됐다. 다만 민간인 살해는 대부분 말리인이 저질렀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말리의 10여년 무력 충돌에서 최악의 단일 잔학 행위"라고 지적했다.
말리군은 이 지역 군사작전에서 무장세력 20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처형 보도는 부인했다.
와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말리 학살 의혹과 관련해서 가디언지가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관리들은 최근 몇 달간 말리의 인권 상황이 눈에 띄게 악화한 데 우려를 표명하고, 이것이 와그너 용병 600∼1천 명이 말리에 도착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한 영국 외교관은 지난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 용병이 주둔하며 인권 문제가 늘어난 것과 같은 일이 말리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말리 새 집권세력이 와그너 그룹에 월 1천만 달러(약 127억원) 상당의 현금과 광물 추출권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