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순방 끝나자마자 對中전략 공개…격랑 휩싸이는 인도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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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27 02:35   수정 2022-05-27 03:47

美, 순방 끝나자마자 對中전략 공개…격랑 휩싸이는 인도태평양

美, 순방 끝나자마자 對中전략 공개…격랑 휩싸이는 인도태평양

"中, 스스로 변화 기대어렵다"…미국내 투자와 동맹결속 통해 中에 본격 대응

中 반발하며 맞대응 가속화…G2 지역패권 경쟁에 국제 정세 유동성 확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끝나자마자 대(對)중국 외교전략 기조를 공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면서 미중의 경쟁무대인 인도·태평양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계기로 더 분명해진 안보·경제 쌍끌이 대중(對中) 포위 전략에 대한 분쇄를 모색하자 미국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밝히면서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조지워싱턴대에서 대중 전략 연설을 통해 "중국이 스스로 궤도를 수정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제 질서를 위한 비전 실현을 위해 베이징(北京) 주변의 전략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가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게 그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동안 유럽에 외교력을 집중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 고삐를 다시 죄는 것은 시기적인 절박성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중국이 지역 패권 강화를 위해 노골적인 행보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경제·안보 측면에서 사활적 이익이 걸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개입을 더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10년이 매우 결정적일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 및 세계 각국과 함께 취하는 조치가 우리의 비전이 현실화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자체가 이런 전략 가동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지난해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 정책 재강화에 나섰고 이를 위해 지난 2월에는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한 바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집행이 지연됐다.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구체화한 방법은 미국 내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동맹국과 결속을 강화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른바 '투자·제휴·경쟁의 3대 원칙'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두 수단(투자·제휴)을 통해 국익 수호와 미래 비전 구축을 위해 중국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는 인프라와 연구·개발(R&D) 등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혁신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동맹 관계와 관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발족한 데 이어 지난 24일 일본에서 네 번째 정상회의를 통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중국 견제 협의체) 체제 강화도 나선 상태다. 특히 미국은 쿼드 정상회의에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행위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지난 23일에는 역내 13개국이 참여하는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도 발족,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견제도 본격화한 상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13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특별정상회의도 개최했다. 아세안은 '중국의 뒷마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미국은 IPEF에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의 참여를 끌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방문을 통해 양자적인 측면에서도 동맹 관계 심화를 통한 대중 견제 확대를 모색했다.

그는 순방 기간 일본에서 중국의 국가적 이슈인 대만 문제와 관련, '하나의 중국' 정책은 바뀌지 않았으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발언을 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본격적인 개입에 나서자 중국도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바이든 방문이 끝나자마자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솔로몬제도를 비롯한 남태평양 도서국 등을 방문, 이들 국가와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은 상태로 이를 통해 해군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중 전략까지 발표하면서 주요 2개국(G2) 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의 정치체제 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니다. 모든 종류의 현안에 대해 베이징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건설적으로 중국과 협의할 수 있을 때는 하겠지만 원칙을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연설은 세부적인 대중 조처를 언급하기보다는 기존에 밝힌 연장선상에서 중국 대응책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안보·경제 등 전방위로 추가적인 대중 견제책 이행에 나서고 중국이 맞대응할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이 미중의 협력보다는 주도권 경쟁에 방점이 찍히며 역내 정세가 대립적인 구도로 격화할 것임을 예고한 대목으로 여겨진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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