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글로벌 탈중국 러시 이끈다"

입력 2022-06-09 11:59  

"한국 기업들, 글로벌 탈중국 러시 이끈다"
사드 보복에 코로나 제로까지…기업활동 위축
롯데, 사업 매각 추진…삼성·현대차·LG는 현지사업 재정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시장의 매력이 줄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사업의 진로를 고심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탈(脫) 중국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진단했다.
멀게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보복, 가깝게는 '코로나 제로' 정책 고수에 따른 경기 부진과 공급망 훼손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재정비와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테마파크 사업을 최소 16억달러(약 2조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애초 2014년 선양에 롯데백화점을 개점하면서 부근에 테마파크와 아파트, 호텔 등을 갖춘 롯데타운을 지으려 했으나, 사드 문제가 불거진 후인 2016년 12월 중국 당국의 명령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다가 2019년 4월 중국이 시공 인허가를 내줬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은 멈췄으며, 테마파크를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는 "롯데그룹이 중국 법인 본사를 폐쇄하는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아시아의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짚었다.
한류를 타고 2016년 중국에서 2천80억원의 이익을 내기도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중국 내 1천 개 이상의 화장품 매장을 폐쇄했다. 이제 아모레퍼시픽은 미국과 동남아 시장 확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도 중국 사업을 일부 정리하거나 재정비하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배터리 셀 사업에 집중하려고 작년 중국의 배터리 팩 공장 2곳을 폐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에 매각한 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용 모듈 공장 2곳만 운영 중이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중국 내 공장 2곳의 문을 닫았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전기차 생산·공급망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하는 가운데 현대차[005380]는 2025년까지 대미 투자를 100억달러(약 12조5천500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미 텍사스 오스틴에 170억달러(약 21조3천400억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코트라의 상하이·베이징 지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스콧 김은 강력한 코로나 제로 정책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국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한국에 중국은 더는 기회의 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 큰 매력을 못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작년 12월 조사에서 국내 131개 기업 중 86%가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한 데서도 이런 분위기는 확연하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가장 큰 우려 원인으로 꼽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미중 무역 갈등·강화된 환경 규제·높은 생산 원가 등을 문제가 있는 요인으로 거론했다.
그럼에도 전기차 배터리용 흑연을 포함해 228개 핵심 수입품 가운데 80%를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며, 특히 한국무역협회는 반도체, 배터리, 석유화학, 자동차 등에 쓰이는 핵심 원자재 구매를 지원하는 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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