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韓 기준금리 연말 3%까지도…한은 8월 다시 빅스텝 밟나(종합)

입력 2022-07-28 10:09  

[한미 금리역전] 韓 기준금리 연말 3%까지도…한은 8월 다시 빅스텝 밟나(종합)
"예측된 상황, 빅스텝 가능성 낮아"…"0.25%p씩 점진적 인상 가이던스 유지 전망"
사상 최고 기대인플레 등 물가 추이 중요…하방 위험 경기·치솟는 환율도 변수
美 파월 "9월 '이례적인 큰 인상' 적절할 수도"…속도조절 가능성도 열어둬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김유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다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약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했고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역전됐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연내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한미 기준금리까지 역전돼 한국은행(한은)도 연말 2%대 후반에서 3%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인 만큼, 한은이 당장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또 한 번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한은 가이던스에서 큰 변화 없을 것…연말 2.75∼3.00%"
전문가들은 현재 2.25%인 한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세 차례(8·10·11월) 남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계속 올라 연말 2.75∼3.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사상 처음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제시한 금리 인상 경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 셈이다.
이 총재는 당시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총재가 지난 금통위 때 이야기한 것이 있으니 연말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 정도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총재가 말한 것도 있고, 경제학적으로 3.00%가 적정하다고 본다"며 "정치적 요인이 개입되고 금리 인상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다면 2.75% 수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한미 금리 역전은 불가피했다"며 연말 기준금리를 2%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일단 시장에서 합의된 수준은 2.75∼3.00%인 것 같고, 현재로선 그 수준을 벗어날 만한 다른 요인은 없다"고 판단했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은도 이날 시장점검회의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 "경기 침체 우려 속 물가 관리 관건"…환율도 변수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다음 달 또 한 번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물가 관리라는 명분만을 앞세워 기준금리를 계속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돼 시장의 예측(0.3%)을 훨씬 웃돌았다. 8월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줄었지만, 하반기부터는 하방 위험이 커져 기준금리를 마냥 인상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물가가 계속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주 실장은 "8월 빅스텝은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 문제보다 실물 경제 침체 우려가 더 커지고 있어서 미국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반기 수출이 급격하게 꺾이면 기준금리를 함부로 올리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당장 빅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8월 초에 나오는 미국 물가 지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8월 10일과 11일 발표된다.
전 교수는 "일단 물가가 조금씩 안정되는 분위기라는 시각이 있는데,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경우 미국 금리 인상 경로가 가팔라질 수 있어 한은의 대응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실장도 "글로벌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넓힐 수밖에 없고, 한은도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물가통제가 경기침체보다 선순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물가지표가 더 나빴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성장을 둔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9월 회의에서 또 다른 '이례적인 큰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결정할 것은 아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통화정책 스탠스가 더욱 긴축적인 방향으로 가면서 (나중에는) 우리가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고도 언급해, 속도 조절 가능성도 열어뒀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에도 한은이 또 한 번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가면 한은이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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