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세워 호주 압박하던 동티모르, 이번엔 "한국과 협력"

입력 2022-09-07 19:51  

중국 내세워 호주 압박하던 동티모르, 이번엔 "한국과 협력"
동티모르, 가스시설 입지 놓고 호주 기업과 이견
"중국 군사 기지 설립하는 일 없을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가스전 개발 후 처리 시설 입지를 놓고 호주와 신경전을 벌이다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던 동티모르가 이번엔 "한국과 협력할 수 있다"며 호주를 압박했다.
7일 호주 A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티모르의 그레이터 선라이즈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중국이나 일본 외에도 한국이나 인도네시아도 잠재적 투자자"라고 말했다.
동티모르는 티모르해에 있는 그레이터 선라이즈 가스전 개발에서 정제시설 입지를 놓고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오르타 대통령은 가스전에서 호주 다윈으로 가스관을 연결해 처리해야 한다는 우드사이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가스전에서 200㎞ 떨어진 동티모르를 두고 500㎞ 떨어진 다윈으로 가스관을 연결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동티모르에서의 운영 비용이 호주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드사이드가 프로젝트에서 발을 뺀다고 해도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린 것"이라며 "우드사이드가 없다면 우리는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전 지분 33.4%를 보유한 우드사이드는 가스관을 호주 다윈으로 연결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가스전 지분 56.6%를 보유한 동티모르는 가스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동티모르로 가스관을 연결하고 정제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 측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오르타 대통령은 최근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드사이드가 다윈으로 가스관 연결을 고집하면 가스전 개발을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호주 정부가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우드사이드와의 협상에서 자국의 편을 들어달라는 의도다.
이 때문에 지난달 동티모르를 방문한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감당 못 할 부채 부담이나 다른 목적을 가진 금융기관에 의해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오르타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은 솔로몬제도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이웃 국가들에 환영받지 못할 수 있는 다른 강대국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호주로 떠나기 전 동티모르에서 진행된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에 대한 호주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동티모르는 솔로몬제도처럼 중국의 군사 기지가 설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대국이나 잠재적으로 적대국이라 인식되는 국가에 의한 군 기지 설립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타 대통령은 또 동티모르가 현재 운영 중인 유전과 가스전이 바닥나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안에 바닥날 수 있으며 이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7∼8년 안에 상업적으로 운영되려면 올해 안에는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르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간 국방 협력 협정식에 참여했다.
알바네즈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날 서명은 두 나라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호주는 동티모르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오는 8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가스전 문제를 비롯해 태평양 지역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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