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르포] 역대급 시위에 인터넷까지 차단…이란 일상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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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9 20:31  

[테헤란 르포] 역대급 시위에 인터넷까지 차단…이란 일상 '급변'

[테헤란 르포] 역대급 시위에 인터넷까지 차단…이란 일상 '급변'

오후 4시 이후 '완전 차단'…메신저 대신 문자·전화 이용

당국, 시위대 결집 막는다고 인터넷 끊었지만…빈곤층 생계 직격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식당 테이블은 손님 없이 모두 비었고, 가게 앞에서 종업원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웠다.

번화가 상점들의 밝은 조명은 평소 그대로였지만, 거리에는 순찰 중인 경찰과 길고양이 외엔 기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란의 주말이 시작되는 수요일인 29일(현지시간) 저녁 테헤란 샤리아티 거리는 평소 붐비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패스트푸드 식당을 운영하는 모하메드(36)는 "낮에는 손님이 좀 있는 편인데, 저녁에는 거의 없다"며 "문을 닫고 싶어도 손님 한 명이 아쉬워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경찰서에서 숨진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는 지난 17일부터 매일 밤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밤에도 샤리아티 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6㎞ 떨어진 나맥 지역에서 시위대가 모였다.

보안 당국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이란에서는 시위 이전에도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상당수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접속이 제한돼 있었지만,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은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마저도 접속이 막혔고, 시민들은 그간 잘 쓰지 않던 문자 메시지와 전화로 연락 수단을 바꿔야 했다.

테헤란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나자닌(21)은 "VPN(우회 접속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SNS 접속이 안 된다"며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안부를 묻는 일상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일 오후 4시부터는 이란 내부망을 제외한 모든 인터넷이 끊긴다.

내부망을 이용하는 음식 배달과 택시 애플리케이션도 이때부터 먹통이 되기 일쑤다.

외신들은 이란 당국의 인터넷 차단이 시위대 결집을 막음과 동시에 현장의 영상·사진을 외부로 전송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인터넷 차단 조처는 빈곤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 마무드(34)는 "하루 겨우 500만 리알(약 2만2천원·시장환율 기준) 정도를 버는데, 요즘에는 손님이 없어서 그냥 차를 세워놓는다"고 푸념했다.

중소규모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탓에 대다수 시민은 저녁이나 밤 외출을 꺼리고 있다.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장을 보고 저녁이 되기 전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테헤란에 사는 한 교민은 "한국 사람들끼리 모이는 일이 많이 줄었다"면서 "이미 오래전에 잡은 약속도 모두 연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터넷 통제 감시 사이트 넷블록스는 현재 이란은 2019년 11월 이후 가장 광범위한 인터넷 접속 제한이 이뤄지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집회·시위가 엄격히 통제되는 이란에서 이번처럼 긴 시간 시위가 이어진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근래 있었던 대규모 시위는 2019년 휘발유 가격 상승에 반발한 반정부 시위였는데, 당시 당국은 12일 동안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경찰은 시위 지역뿐만 아니라, 주요 광장과 도로에서의 검문을 강화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8일 한 대국민 연설에서 시위에 대한 엄정한 대처 입장을 밝혔다.

12일째 시위가 이어진 이날 오후 10시께 중북부 지역 도심에선 총성으로 추정되는 폭발음이 8번 울려 퍼졌다.

총성이 멈추자 한 여성 시민은 집 안에서 창문 밖으로 "경찰은 우리의 수치다"라고 외쳤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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