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축구장 참사에 전국서 추모 물결…경찰 비난 움직임도

입력 2022-10-03 14:39   수정 2022-10-03 14:53

인니 축구장 참사에 전국서 추모 물결…경찰 비난 움직임도
곳곳서 축구팬 모여 추모행사…SNS엔 '칸주루한을 위해 기도하자'해시태그
일부 추모행사, 경찰 항의 집회로 변해…인니 정부, 독립적인 조사단 꾸리기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프로 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관중 사망 사고에 인도네시아 전역이 슬픔에 빠졌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전국에서 사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SNS 등 온라인상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의 책임을 경찰에 돌리며 경찰을 비난하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3일 안타라 통신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는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주변에 꽃을 놓거나 꽃잎을 뿌리며 애도를 표했고 눈물을 흘리기도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말랑 리젠시의 축구팀 아레마FC 응원단 수백명은 전날 밤 경기장 밖에 놓인 아레마FC의 상징 사자상 앞에서 촛불을 켜고 사망자를 추모하는 철야 집회를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전날 밤 수백 명이 모여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 집회를 했으며 발리와 수라바야, 반둥, 람풍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도 축구 팬들이 모여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 축구계로 확산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축구와 관련된 모든 이에게는 암울한 날이며 이해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목숨을 잃은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스페인 축구 클럽들은 경기에 앞서 1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유럽의 여러 축구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SNS에서는 '칸주루한을 위해 기도하자'라는 의미의 '#PrayForKanjuruhan' 해시태그가 널리 퍼지고 있다.
이 같은 추모 움직임과 함께 이번 사고의 원인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꼽으며 경찰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사고 당시 경찰은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FIFA의 '경기장 안전·보안 규정'을 어기고 최루탄을 사용했으며 이를 피하려는 관중들이 출구로 몰리다 뒤엉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
사고가 발생한 칸주루한 경기장 철문에는 '내 형제들이 살해당했다. 철저히 조사하라'는 낙서와 함께 검은색 리본이 그려졌고, 벽에는 '경찰은 모두 나쁜 놈들이다'(All Cops Are Bastards)는 뜻의 약자 'ACAB'가 곳곳에 적혔다.
말랑 리젠시 경찰은 아레마FC 팬들이 경찰에 돌멩이를 던지고 말랑 거리에서 경찰차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에서는 사망자를 애도하는 촛불 집회 후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경찰은 잔혹 행위를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경찰을 향해 '살인자, 살인자'라고 외치며 항의 시위를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추모 행사가 경찰 항의 집회로 이어졌다.
온라인상에서도 최루탄을 사용한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사람이 가득 찬 밀폐 공간에서 최루탄을 쏘는 것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는 글에는 1만1천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이와 동시에 '사람의 목숨보다 가치 있는 축구는 없다'라며 지나친 응원 문화를 바로 잡자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하자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프라보워 경찰청장에게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고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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