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日시부야 젊은이로 '북적'…"걱정됐지만 사진찍고 싶어"

입력 2022-10-31 21:21   수정 2022-11-01 13:45

[이태원 참사] 日시부야 젊은이로 '북적'…"걱정됐지만 사진찍고 싶어"
경찰관 350명·민간 경비원 100명 배치돼 질서유지 당부
시부야구, 야간 노상음주 금지·편의점 등에 주류 판매 자제 요청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 이태원 압사 참사 이틀 후인 31일 저녁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澁谷)에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나온 수많은 젊은이로 북적였다.
일본 경찰과 행정 당국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경찰관과 자체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시부야역 앞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저녁 7시께는 이미 수많은 인파로 제대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시부야의 명소이자 대형 건널목인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에서는 황색 테이프를 든 경찰관이 일렬로 서서 인파가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도했다.
또 교차로 옆 경찰차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보행자 신호가 켜지면 "천천히 걸어가 주세요. 앞 사람을 밀면 생각지 못한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라는 방송이 이어졌다.

교차로를 건너 식당가와 옷가게 등이 모여 있는 시부야 시내 중심 도로에 접어들자 수십 미터마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배치돼 질서 유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혹시나 보행자들이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멈추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 달라"고 지속해서 주의를 당부했다.
시부야 시내 곳곳에서는 10∼20대들이 좀비와 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하고 나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이태원 사고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시부야에서도 혹시나 비슷한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만화 포켓몬스터 캐릭터 옷을 입고 나온 나가이(22) 씨는 "부모님이 서울 사고를 보고 걱정했지만, 취업하기 전 대학 4학년 마지막 핼러윈을 즐기고 싶어서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분장을 했다"며 "시부야에서 아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바현 대학에 다닌다는 모모카(20) 씨는 "이태원 사고를 보고 좀 무섭기도 했지만, 사진도 찍고 친구도 사귀고 싶어서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 시부야에 나왔다"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다"고 말했다.
시부야 시내는 평지에 길도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지만, 이태원과 같은 경사진 작은 골목도 곳곳에 있어 사고가 일어날 위험은 있어 보였다.
시내 곳곳에서는 일본인뿐 아니라 일본의 핼러윈을 경험해보려는 외국 관광객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왔다는 스웨덴인 마리안네(49) 씨는 "한국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시부야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오래 머물지 않고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찰과 행정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이날 시부야역 인근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구도 민간 경비원 약 100명을 배치해 사고 예방에 나섰다.
시부야구는 핼러윈을 앞두고 이미 28일 오후 6시부터 내달 1일 오전 5시까지 시부야역 주변 공원과 도로 등 일부 지역에서 야간 노상 음주를 금지했다.
또 편의점을 비롯한 점포 30여 곳에 이날 밤부터 내달 1일 새벽까지 주류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핼러윈에 즈음해 다수의 인파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경찰청이 전국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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