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서 자원봉사자 산불방화범 몰아 집단살해한 49명 사형선고

입력 2022-11-25 20:09  

알제리서 자원봉사자 산불방화범 몰아 집단살해한 49명 사형선고
38명은 2∼12년 징역형…"지역 분리독립 단체도 연루"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알제리에서 산불 진화를 도와주러 온 한 남성을 방화범으로 오인해 집단폭행을 가해 죽음으로 내몬 사람들이 법원에서 무더기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알제리 법원은 자멜 벤 이스마일(38)을 집단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4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알제리에서는 수십 년째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어 실제로는 종신형을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38명에겐 2~12년 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작년 8월 알제리를 덮쳐 9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산불이 발단이었다.
화가였던 이스마엘은 당시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자신의 집에서 320㎞ 떨어진 동북부 카빌리 지역을 찾았다. 당시 그는 트위터에 "우리 친구들이 불을 끄는 것을 도와주려 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스마엘이 도착한 마을에 때마침 산불이 옮겨붙었는데, 현지 주민들이 엉뚱하게도 그를 방화범으로 몰아세웠다.
그 과정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경찰서에 있던 이스마엘을 마을 광장으로 끌어내 그를 잔인하게 폭행했다.
심지어 일부는 이스마엘이 숨진 뒤에도 계속 흉기를 휘둘렀고, 사체에 불을 붙이기까지 했다.
당시 소셜미디어(SNS)에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잔인한 집단 폭행을 저지르는 영상이 퍼지며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영상이 오히려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사건에는 카빌리 지역 분리독립운동 단체인 'MAK'의 리더 등 5명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제리 정부는 MAK를 산불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했다"며 "이번 재판이 현지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보루였던 MAK에 낙인을 찍기 위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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