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극우와 초강경 우파 연정 구성…중동정세 격랑 예고

입력 2022-12-22 15:44  

네타냐후, 극우와 초강경 우파 연정 구성…중동정세 격랑 예고
팔레스타인 관할 요직에 극우 정치인…우방 미국도 우려
'범죄 전력' 파트너 입각 위해 법 개정 추진…"법치·민주주의 훼손" 비판 직면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최장수 집권 기록을 가진 우파 정치인 베냐민 네타냐후(73)가 극우 세력과 함께 역사상 가장 강경한 우파 연정을 완성, 재집권 채비를 마쳤다.
네타냐후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밤 트위터를 통해 "지난 선거에서 받은 엄청난 지지 덕분에 모든 이스라엘 시민을 위해 일할 정부를 세울 수 있었다"며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오츠마 예후디트, 독실한 시오니즘, 노움 등 3개 극우 정당이 참여한 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당',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이 네타냐후 주도의 원내 제1당 리쿠드당과 협상을 마쳤다.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협상 타결을 공식 통보한 네타냐후는 1주일 이내에 정부 구성안을 제출함으로써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절차를 마치게 된다.
네타냐후는 이번 협상에서 아랍계 추방 발언과 총기 위협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이타마르 벤-그비르 오츠마 예후디트당 대표를 경찰과 국경 경찰을 관할하는 국가안보 장관으로 지명했다. 국경 경찰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 점령지에서 군과 함께 질서 유지 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정책을 관할하는 네게브·갈릴리 개발 장관직도 오츠마 예후디트에 할당됐다.
다른 극우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히의 독실한 시오니즘 당에는 재무장관, 시오니즘·통합부 장관직을 분배했으며,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를 관장하는 국방부 산하 민간협조관(COGAT) 업무 중 유대인 정착촌과 노지(open lands) 관할권을 주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확장을 주장하는 두 극우 정치인의 중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네타냐후가 극우세력을 '팔레스타인 총리'에 임명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네타냐후는 반아랍, 반성소수자 성향의 극우 정당인 노움의 아비 아모즈 대표에게는 신설되는 '유대 정체성' 담당국의 부장관과 총리실 산하 교육 문제 담당 장관직을 약속했다. 각급 교육기관의 8천여 개 교육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자리다. 커리큘럼 등에서 성 소수자 및 아랍 관련 이슈로 교사 및 교육단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 네타냐후는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형행법상 각료가 될 수 없는 아리예 데리 샤스 대표에게 부총리직을 주기 위해 법 개정도 추진,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네타냐후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총리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 31일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총 15년 넘게 집권했다.
반대파 군소 정당이 출범시킨 연정에 밀려 실권했던 그는 지난달 1일 치러진 총선에서 범우파 정당들이 크네세트(의회) 전체 의석(120석)의 과반인 64석을 확보하면서 연정 구성의 우선권을 가진 총리 지명자가 됐다.
안정적인 우파 정부 구성으로 3년 반 만에 5번이나 총선이 치러졌던 극심한 정치적 혼란도 일단락지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차기 정부의 팔레스타인 업무를 관장하는 요직을 극우 파트너들이 맡으면서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도 네타냐후의 차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걱정이 크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일 "'두 국가 해법'의 전망을 훼손하거나, 정착촌 확장을 제한하지 않는 행위, 서안 합병을 진전시키고 성지의 역사적 지위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 파괴와 추방, 선동과 폭력을 명백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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