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美하원의장 재투표 혼란의 진원, 공화 '프리덤코커스'

입력 2023-01-06 07:11   수정 2023-01-06 22:58

100년만의 美하원의장 재투표 혼란의 진원, 공화 '프리덤코커스'
2015년 출범해 '右클릭' 추구…극우 성향 '친트럼프' 인사들 주축
매카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악연'…"카오스 코커스" 비판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공화당의 내부 분열로 미국 하원이 5일(현지시간)로 3일째 하원 의장 선출에 거듭 실패하면서 다수당인 공화당 내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프리덤 코커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개원일인 3일 처음 투표가 시작한 이래 이날까지 공화당의 공식적인 하원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의 선출에 반대하면서 100년만의 재투표가 계속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투표 때마다 발생한 20~21표 정도의 공화당 이탈표 가운데 19표가 공화당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와 관련돼 있다.
가령 3차 투표에서 20표의 지지를 받은 짐 조던 의원(오하이오)은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다.
공교롭게도 조던 의원은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고 실제 본인은 매카시 원내대표에게 투표했다.
프리덤 코커스가 짐 조든 의원 다음에 내세우고 있는 바이런 도널드 의원(플로리다)도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다. 그는 이날 진행된 8차 투표에서 17표를 얻는 등 공화당 내 강경파의 지지를 계속 받고 있다.
역시 프리덤 코커스 소속인 매트 가에츠 의원(플로리다)은 공화당내 '반(反)매카시'의 선두에 있다.
그는 이날 비공개회의 뒤 언론에 "밤새도록, 한 주 내내, 한 달 내내 투표할 것이며 결코 그 사람(매카시)에는 투표를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CNN이 전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트럼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가에츠 의원은 이날 호명을 받으면 지지 후보를 밝히는 식으로 진행되는 7~8차 하원의장 투표에서 '엉뚱하게' 하원 의원도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답하며 트럼프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득도 먹히지 않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며 당의 단합을 호소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매카시 하원의장'에 반대하고 있다.
강경한 보수 유권자들을 대변한다는 이들의 계속된 반란의 목적은 이른바 야당인 공화당의 야성(野性) 강화로 집약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가열차게 대(對)정부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의장이 돼야 한다고 보거나 아니면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하원 의사규칙 변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계속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어서다.
매카시 의원이 원내대표로 공화당을 이끌면서 민주당과 지나치게 협상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015년 창립 때부터 당내서 강경 그룹으로 공화당의 우(右)클릭을 추구해왔다.
당시 조던 의원은 "작고 좀 더 결속돼 있으며 더 유능하고 적극적인 보수 그룹"으로 프리덤 코커스를 규정했다.
프리덤 코커스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마크 메도스 전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2015년 7월 자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정부에 협조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하면서다.
이 결의안은 표결까지는 안 갔으나 결과적으로 당시 베이너 하원의장이 같은 해 9월 사퇴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2015년 첫 하원의장 도전을 꿈꾸며 당내 경선에 나섰던 매카시 원내대표를 좌절시킨 바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와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의 대치는 이번이 두 번째 악연인 셈이다.
이들은 당시 베이너 하원의장 후임이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도 정치적으로 대립했다.
워싱턴 DC 내에서는 이들 강경파가 벌써 어느 정도는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안팎에 존재감을 재각인시켰을 뿐만 아니라 매카시 원내대표와 협상을 통해 일부 약속도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표적 요구 사항 중 하나인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 완화가 그것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당초 지도부만 제출할 수 있는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의 제출 기준을 의원 5명으로 낮춘 데 이어 강경파가 요구한 대로 개별 의원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추가로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원 운영위에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을 더 많이 배치하겠다고 하는 등 다른 양보안도 제시했다.
다만 프리덤 코커스 전체가 다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 선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NYT에 따르면 전체 공화당 의원(222명) 중 5분의 1가량이 프리덤 코커스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프리덤 코커스 멤버 중에서도 초강경파가 이번 공화당 내분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2020년 대선을 부정선거로 보는 선거 부정론자다.
프리덤 코커스의 이런 초강경 태도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온다.
가령 프리덤 코커스의 표적이 됐던 베이너 전 의장은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무정부주의자이며 완전한 혼돈(chaos)을 원한다"면서 "다 부수고 새로 시작하자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고 PBS가 보도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3일 하원의장 선출이 불발된 후 게시한 사설에서 "공화당의 카오스(chaos·혼돈) 코커스가 돌아왔다"면서 비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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