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쓰고 시도 짓고…尹 극찬한 챗GPT가 뭐길래

입력 2023-01-31 05:01   수정 2023-01-31 07:30

연설문 쓰고 시도 짓고…尹 극찬한 챗GPT가 뭐길래
출시 두 달만에 세계적 화제 부상…웹 페이지 데이터 570GB 학습
"일평균 1천만 명 이상 이용"…법적·윤리적 문제도 수면 위로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던 자리에서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거론하며 극찬했다.
올해 자신의 신년사를 챗GPT에 써보도록 했더니 "몇 자 고치면 그냥 대통령 신년사로 나가도" 괜찮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하더라"는 감탄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챗GPT를 공직자들이 각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행안부가 잘 이끌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국 정상의 마음마저 사로잡으며 세계적 선풍을 일으킨 챗GPT는 사실 이제 막 세상에 나왔다.
31일 기준으로 출시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애플 아이폰 출시를 뛰어넘는 혁명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신묘한 기술의 실체는 뭘까.
챗GPT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이다.
GPT란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우리 말로는 미리 훈련된 생성 변환기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입력된 스크립트로만 대화를 진행하는 '연산형' 변환기에서 진일보해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할 능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초기 모델인 GPT-1이 2018년에 탄생한 데 이어 이듬해 전작의 10배 이상인 15억 개 이상 매개변수(파라미터)를 활용하는 GTP-2가 나왔다. 그리고 다시 1년 뒤인 2020년 공개된 GPT-3는 무려 1천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활용해 사람들이 평소 사용하는 언어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줬다.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방법을 터득하는 방식인 '강화학습' 기법으로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고 잘못된 전제를 지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딩이나 명령어 없이 텍스트 입력만으로 인간과 소통하거나 정해진 과제를 수 초 내로 수행하며, 이전 대화를 기억할 수 있어 맥락을 파악한 채 대화를 이어간다.
베스트 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는 대표작 '사피엔스' 출판 10주년 서문을 GPT-3가 작성하게 했다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자신의 글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의 글을 작성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세계적인 작가조차 놀랄 정도라면 AI가 전 인류의 지적 능력 합계를 능가하는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이 머지않았다는 위기감마저 들게 한다.

그런데 이 'GPT-3'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무려 570GB의 방대한 자료를 학습했음에도 가끔 대화 과정에서 맥락에 맞지 않는 엉뚱하거나 이상한 표현 또는 문장을 쓰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최근 나온 개량품이 GPT-4로 넘어가기 전 베타 버전인 GPT-3.5, 즉 챗GTP이다. 엄청난 인력을 투입해 GPT-3와 대화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답변을 수정하고 평가해 오류를 대폭 줄였다고 한다.
덕분에 챗GTP는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를 잘 사용한다면 고학력 비서들을 여럿 채용한 것 같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광범위한 분야의 논문과 과제를 높은 수준에서 작성하고 연설문도 쓴다. 소설과 시, 음악을 창작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로스쿨과 명문 경영대학원(MBA) 시험에서는 챗GPT로부터 얻은 답변을 제출해 합격점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숙제와 시험을 챗GPT에 의존하는 학생들로 미국 교육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는 뉴스도 있다.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는 게 최선이 아니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챗GPT 이용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브렛 윈튼 최고미래부문책임자는 소셜미디어(SNS)에 "인스타그램이 355일 만에 하루 평균 일간활성이용자(DAU) 수 1천만 명을 넘겼는데, 챗GPT는 출시 40일 만에 이 수치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심각한 위기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하고, 3년 전 회사를 떠난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챗GPT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문제는 확산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존 콘텐츠를 대량으로 학습해야 작동할 수 있어 관련 저작권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컴퓨터 글꼴 전문가이자 프로그래머, 변호사인 매슈 버터릭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깃허브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깃허브 코파일럿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챗GPT가 만들어낸 작품의 창작자를 누구로 봐야 하는지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챗GPT가 가짜 뉴스, 혐오 발언, 성적·인종적 편견 등을 포함한 유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아직 챗GPT도 완전한 생성형 AI는 아니다.
오픈AI는 여러 결점을 보완해 올해 내로 다음 버전인 GPT-4를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매개변수 개수가 100조 개 대로 폭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특이점이 목전에 온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cd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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