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34년만에야 힐스버러 참사에 사과…윤리규정 재검토

입력 2023-02-01 05:22  

영국 경찰, 34년만에야 힐스버러 참사에 사과…윤리규정 재검토
경찰 조직문화 개선 필요 보고서 나온 지 6년만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경찰이 34년 만에 힐스버러 축구장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며 윤리규정 재검토 등을 약속했다.
영국 경찰청장협의회(NPCC)와 경찰협회는 31일(현지시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총 97명이 목숨을 잃은 1989년 4월 힐스버러 축구장 참사에 관해 사과했다.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에서 군중 밀집 사고로 리버풀 팬 96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심각한 뇌손상으로 투병하다가 2021년 7월 사망했다.
앤디 마쉬 경찰협회 회장은 "고위 경찰 지도자로서 깊이 사과한다. 경찰이 매우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실패가 비극의 주요 요인이며, 이후로 가족들의 삶을 계속 황폐하게 했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50쪽 분량의 입장문에서 경찰 윤리 규정을 재검토할 것이며, 진실을 말할 의무가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힐스버러 참사 같은 비극에 연루된 이들의 가족 친지들과의 연락 사무소 등에 관해 새로운 지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힐스버러법 제정 요구에 관해서는 의회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힐스버러 참사 이후 수년간 술 취한 팬들에게 책임을 돌렸고, 초기 조사에서는 사고로 판정 났다.
그러나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비밀문서 검토를 포함해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2012년 경찰의 잘못이 확인됐다.
2016년 두 번째 조사에선 희생자들이 경찰과 구급대 등의 잘못으로 불법적으로 살해됐으며,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님이 드러났다.

이번 사과는 2017년 정부 의뢰로 독립 조사 보고서가 발간된 후 처음 나온 경찰의 입장 표명이기도 하다.
당시 제임스 존스 전 리버풀 주교가 작성한 117쪽짜리 보고서에는 "힐스버러 가족들의 경험은 경찰 조직 문화에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와 있다.
마틴 휴잇 경찰청장협의회장은 "법적 절차 때문에 대응을 빨리할 수 없었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유족의 고통은 커졌다고 인정했다.
힐스버러 한 희생자의 형제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경찰의 반응이 너무 늦었으며 진심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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