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민주콩고서 100만 인파속 미사…"평화위해 용서해야"(종합)

입력 2023-02-02 00:51  

교황, 민주콩고서 100만 인파속 미사…"평화위해 용서해야"(종합)
38년 만의 교황 방문에 춤 추고 노래 부르며 환호
동부지역 폭력사태 피해자·자선단체 대표 면담



(카이로·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상훈 유현민 특파원 =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옥외 미사에서 분쟁 종식을 위한 용서와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수도 킨샤사의 은돌로 공항에서 진행된 미사에서 "신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큰 마음의 사면을 내리는 용기를 내길 원하신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증오와 회한, 모든 억울함과 적개심의 흔적들을 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콩고 동부 지역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그는 용서가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은 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어로 진행된 교황의 설교는 연단에서 민주콩고의 공용어인 프랑스어로 통역됐다.
교황의 미사가 열린 공항에는 전날 밤부터 아프리카 곳곳에서 교황을 직접 보려는 가톨릭 신자들이 모여들었다.
AP, AFP 통신 등은 이날 미사에 참여한 인파가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교황의 이번 민주콩고 방문은 자이르였던 1985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후 38년 만이다.
교황이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를 천천히 달리자, 신자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환호했다.



일부 여성 신자들은 교황에 대한 존경으로 표시로 그의 사진이 인쇄된 옷을 입기도 했고, 아이들은 교황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폐기된 비행기 위로 기어오르기도 했다.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민주콩고는 아프리카에서 가톨릭의 교세가 가장 큰 나라다.
바티칸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민주콩고의 가톨릭 신자 비율은 1억 명이 넘는 전체 인구의 49%로 추산된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한 뒤 오후에는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반복되는 교전으로 피해를 본 동부 지역 피해자들과 자선단체 대표들을 만났다.
후투족이 소수파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 등 80만 명을 살해한 1994년 르완다 학살의 여파로 민주콩고에서도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광물이 풍부한 동부 지역에서는 투치족 반군인 M23, 민주 군사동맹(ADF), 말라이카 민병대 등 70여 개의 무장단체가 활동하고 있어 정세가 불안하고 민간인 피해와 인권 침해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콩고는 르완다가 M23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르완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런 무력 분쟁으로 57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2천600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민주콩고 인구의 약 3분의 2가 하루에 2.15달러(약 2천600원) 이하로 살아가는 것으로 세계은행(WB)은 보고 있다.
교황은 2일에는 민주콩고 청년과 전도사 등을 대상으로 마르티르스 경기장에서 대중 연설을 하고 신부, 수도사, 신학생, 예수회 인사, 주교 등과 면담도 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오전 공항 환송식을 끝으로 민주콩고 일정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순방국인 남수단 주바로 떠난다.
교황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은 2019년 9월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에 사도 방문을 한 지 약 3년 만으로, 새해 첫 번째 사도 순방이다.
meolakim@yna.co.kr,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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