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영아사망률 월등히 높아"…NYT "인종차별 작용한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구결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출생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흑인 산모가 낳은 영아들의 사망률이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간 비영리 연구기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캘리포니아의 출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경향이 확인됐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와 출산 건수가 가장 많은 주다.
분석 대상은 이 기간 캘리포니아에서 첫 출산 산모가 낳은 영아들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영아 196만명과 그 어머니의 건강상태와 사회경제적 지표였다.
빈곤층 흑인 산모와 부유층 흑인 산모가 낳은 아기의 영아사망률(출생 1년 내에 사망하는 경우)은 10만명당 각각 653명과 437명이었다.
이는 빈곤층 백인 산모와 부유층 백인 산모가 낳은 아기의 영아사망률이 10만명당 각각 350명과 173명인 것보다 훨씬 높았다.
여기서 빈곤층과 부유층은 각각 캘리포니아 전체 가구 중 소득이 하위 10%에 속하는 경우와 상위 10%에 속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부유층 흑인 가정에서도 조산 확률이나 영아가 저체중일 확률이 높았고, 부유층 백인 가정은 물론이고 빈곤층 백인 가정과 비교해도 높았다.
이에 대해 NYT는 "흑인 산모와 그 아기들이 겪는 건강상 불이익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출산 이전부터 시작된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스탠퍼드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경제학자이며 이번 연구논문 공저자 중 한 사람인 마야 로신-슬레이터 교수는 "영아와 산모의 건강에 있어 흑백 격차가 크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고 최근 여러 해 동안 이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이 격차를 단순히 경제적 여건의 차이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며 "훨씬 더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공저자 중 한 명이며 미시간대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새러 밀러는 "흑인 영아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경우조차 건강 상태가 (다른 인종 영아보다) 더 나쁜 상태로 시작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흑인 산모들과 아기들은 히스패닉, 아시아계, 백인보다 건강상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이런 경향은 조산, 저체중, 산모의 자간증(속칭 임신중독증)이나 패혈증, 영아와 산모의 사망률 등 연구진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모든 지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아메리카 원주민 등은 데이터가 적어 직접 비교를 하기 어려웠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인종이나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영아사망률 격차가 크며, 그 중에서도 흑인과 빈곤층의 영아사망률이 높다는 점은 여러 연구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흑인 가정의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류층인 경우조차 영아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 이처럼 대규모 연구에서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로 NYT는 인종적 차이보다 인종차별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흑인 환자들이 병원에서 인종차별을 겪는 경우가 흔할뿐만 아니라, 출산시에도 산모의 인종에 따라 의료진 개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흑인 아기가 흑인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을 경우 다른 인종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경우보다 생존 확률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인종차별의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도 연구자들로부터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인종차별 경험에 따른 스트레스, 흑인 거주지역의 대기오염, 유급 출산·육아휴가 접근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다.
가구 소득별로 출생 직후 영아의 건강 상태만 놓고 보면, 소득 상위 20%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에게 건강 문제가 있을 공산이 가장 컸다. 이들은 미숙아로 태어나거나 출생시 체중이 적을 확률이 소득 하위 80% 가정 평균보다 높았다.
이는 부유층 산모들이 비교적 고령일 공산이 큰 데다가,난임치료의 결과로 쌍둥이를 갖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1개월 혹은 1년간 생존할 확률은 역시 부유층 아기가 가장 높았다.
산모들의 건강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고위험 임신의 확률은 부유층이나 빈곤층이나 비슷했으나, 빈곤층 산모가 사망할 확률은 부유층 산모의 3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부유한 여성들의 임신은) 가장 위험이 높을뿐만 아니라 보호도 가장 잘 받는다"고 설명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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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연구결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출생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흑인 산모가 낳은 영아들의 사망률이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간 비영리 연구기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캘리포니아의 출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경향이 확인됐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와 출산 건수가 가장 많은 주다.
분석 대상은 이 기간 캘리포니아에서 첫 출산 산모가 낳은 영아들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영아 196만명과 그 어머니의 건강상태와 사회경제적 지표였다.
빈곤층 흑인 산모와 부유층 흑인 산모가 낳은 아기의 영아사망률(출생 1년 내에 사망하는 경우)은 10만명당 각각 653명과 437명이었다.
이는 빈곤층 백인 산모와 부유층 백인 산모가 낳은 아기의 영아사망률이 10만명당 각각 350명과 173명인 것보다 훨씬 높았다.
여기서 빈곤층과 부유층은 각각 캘리포니아 전체 가구 중 소득이 하위 10%에 속하는 경우와 상위 10%에 속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부유층 흑인 가정에서도 조산 확률이나 영아가 저체중일 확률이 높았고, 부유층 백인 가정은 물론이고 빈곤층 백인 가정과 비교해도 높았다.
이에 대해 NYT는 "흑인 산모와 그 아기들이 겪는 건강상 불이익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출산 이전부터 시작된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스탠퍼드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경제학자이며 이번 연구논문 공저자 중 한 사람인 마야 로신-슬레이터 교수는 "영아와 산모의 건강에 있어 흑백 격차가 크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고 최근 여러 해 동안 이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이 격차를 단순히 경제적 여건의 차이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며 "훨씬 더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공저자 중 한 명이며 미시간대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새러 밀러는 "흑인 영아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경우조차 건강 상태가 (다른 인종 영아보다) 더 나쁜 상태로 시작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흑인 산모들과 아기들은 히스패닉, 아시아계, 백인보다 건강상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이런 경향은 조산, 저체중, 산모의 자간증(속칭 임신중독증)이나 패혈증, 영아와 산모의 사망률 등 연구진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모든 지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아메리카 원주민 등은 데이터가 적어 직접 비교를 하기 어려웠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인종이나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영아사망률 격차가 크며, 그 중에서도 흑인과 빈곤층의 영아사망률이 높다는 점은 여러 연구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흑인 가정의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류층인 경우조차 영아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 이처럼 대규모 연구에서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로 NYT는 인종적 차이보다 인종차별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흑인 환자들이 병원에서 인종차별을 겪는 경우가 흔할뿐만 아니라, 출산시에도 산모의 인종에 따라 의료진 개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흑인 아기가 흑인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을 경우 다른 인종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경우보다 생존 확률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인종차별의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도 연구자들로부터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인종차별 경험에 따른 스트레스, 흑인 거주지역의 대기오염, 유급 출산·육아휴가 접근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다.
가구 소득별로 출생 직후 영아의 건강 상태만 놓고 보면, 소득 상위 20%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에게 건강 문제가 있을 공산이 가장 컸다. 이들은 미숙아로 태어나거나 출생시 체중이 적을 확률이 소득 하위 80% 가정 평균보다 높았다.
이는 부유층 산모들이 비교적 고령일 공산이 큰 데다가,난임치료의 결과로 쌍둥이를 갖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1개월 혹은 1년간 생존할 확률은 역시 부유층 아기가 가장 높았다.
산모들의 건강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고위험 임신의 확률은 부유층이나 빈곤층이나 비슷했으나, 빈곤층 산모가 사망할 확률은 부유층 산모의 3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부유한 여성들의 임신은) 가장 위험이 높을뿐만 아니라 보호도 가장 잘 받는다"고 설명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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