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화장지 속 유해물질 PFAS로 하수 오염"…변기에 버려도 될까

입력 2023-03-03 09:03  

[사이테크+] "화장지 속 유해물질 PFAS로 하수 오염"…변기에 버려도 될까
美 연구팀 "화장지·하수에서 PFAS 다량 검출…오염 줄일 방법 모색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화장실에서 쓰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매우 안정적인 화학구조 때문에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유독성 환경오염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의 주요 배출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티머시 타운센드 교수팀은 3일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서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두루마리 화장지와 하수 슬러지 표본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하수에서 다양한 구조의 PFAS가 검출됐고, 이중 상당량이 화장지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PFAS는 탄화수소의 탄소 골격에 결합한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화학물질로,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해 프라이팬 코팅이나 식품 포장재, 섬유 방수코팅, 의료장비, 화장품, 세제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인다.
탄소와 불소의 강한 결합으로 자연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리며, 독성이 있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고 암, 호르몬 기능 장애, 면역 약화 등 문제를 일으켜 세계 각국이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제지업체가 목재를 펄프로 전환할 때 PFAS를 첨가하고 재활용 화장지를 PFAS가 든 재료의 섬유로 만들기도 해 변기에 버려지는 화장실 휴지에 PFAS가 있을 수 있지만 화장지를 PFAS 배출원으로 보는 연구자는 많지 않았다.
타운센드 교수팀은 화장지가 하수를 PFAS로 오염시키는 배출원인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호주, 스웨덴, 프랑스 등에서 판매되는 두루마리 화장지와 하수 슬러지를 채취해 34가지 PFAS 화합물이 들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두루마리 화장지와 하수 슬러지에서 모두 치환기가 2개인 폴리플루오로알킬인산염(diPAP)라는 PFAS 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
diPAP는 잠재적 암 유발 물질인 과불화옥탄산 같은 안정적인 PFAS로 전환될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diPAP 중에서도 특히 '6:2 diPAP'가 화장지와 하수 슬러지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단, 검출량은 모두 ppb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이 결과를 각국의 1인당 화장지 사용량 등과 결합해 화장지에서 배출된 6:2 diPAP가 하수 슬러지 전체 6:2 diPA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추산했다.
그 결과 한 사람이 화장지 사용을 통해 1년에 하수에 배출하는 6:2 diPAP의 양이 6.4~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지에서 나온 PFAS가 하수 슬러지 속 PFAS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프랑스로 89%로 추정됐고, 다음은 스웨덴 35%, 호주 7.2%, 중국 6.9%, 미국 3.7%, 캐나다 3.5% 순이었다.
연구팀은 미국과 캐나다는 다른 나라들보다 화장실 휴지 사용량이 많지만 이들 국가의 하수 슬러지 속 PFAS는 대부분 화장품, 섬유, 식품 포장재 등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화장실 휴지가 하수에 PFAS를 배출하는 배출원임을 확인한 것이며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주요 배출원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수는 처리 후 농업용수 등으로 재활용돼 오염물질이 사람에게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PFAS 오염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과 휴지 처리 방법 등을 통해 PFAS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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