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곡창지대 동북지역 비옥한 '검은 흙' 불법 거래 기승

입력 2023-03-16 10:06  

중국 곡창지대 동북지역 비옥한 '검은 흙' 불법 거래 기승
흑토 보호법 시행 이후에도 밀거래 만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동북 지역의 비옥한 '검은 흙(黑土·흑토)'이 불법 거래돼 외지로 유출되고 있다고 상유신문 등 현지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와 우창시 일대에서 흑토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판매업자들은 신분이 확인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인적이 드문 외딴 농촌의 흑토와 초탄토(草炭土)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으며, 이런 은밀한 거래에 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인터넷 거래도 어렵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토양이 검은색을 띠는 흑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비옥한 토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자연조건에서 1㎝ 두께의 흑토 층이 형성되는데 200∼40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탄토는 흑토 가운데 유기물 함량이 가장 높은 '희귀 자원'으로, 묘목이나 화훼 재배용으로 사용된다.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과 네이멍구 동부 일부를 아우르는 중국의 동북 곡창지대는 경작 면적이 35만8천600㎢ 달하고, 전국 식량 생산의 25%를 차지한다.
이 일대가 중국의 대표적 식량기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을 두고 퇴적한 비옥한 흑토 때문이었다.
흑토를 기반으로 조선족 주도로 청나라 때인 1835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우창의 쌀은 조정과 황궁에 진상하며 중국 최고의 쌀로 인정받았고, 지금도 일반 쌀보다 7∼8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중국 수리부와 중국 과학원에 따르면 109만㎢에 달했던 동북 지역의 흑토 층은 집중 호우와 풍화 작용으로 인해 표층이 해마다 1㎝ 이상 침식해 전체 면적의 30% 이상이 유실된 상태다.
게다가 외지로 유출되는 밀거래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흑토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020년 7월 지린성 곡창지대를 방문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식량 안보를 강조하면서 중요한 토양 자원인 흑토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우창의 농민 등 4명이 토지 개조를 명분으로 9만5천㎡의 흑토를 파내 팔았다가 적발돼 광물 불법 채굴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고, 관리·감독 공무원 13명이 징계받는 등 흑토 밀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작년 8월 흑토 도굴과 불법 거래 처벌을 강화하는 흑토 보호법을 제정, 시행에 나섰으나 토지 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농민들의 의식 부족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여전히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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