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 역대 최장 3개월 공석…"중국, 상황 전면 검토"

입력 2023-04-04 12:05  

주미 中대사 역대 최장 3개월 공석…"중국, 상황 전면 검토"
홍콩매체 "미중 암울한 관계 반영…中, 긴장완화 노력 무시당했다 여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주미 중국 대사가 역대 최장인 3개월 넘게 공석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전면 검토를 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최근 시진핑 집권 3기가 열리면서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개각이 진행 중인 여파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미 중국 대사는 최근 대사인 친강이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외교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공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주미 중국 대사가 3개월 넘게 공석인 것은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최장기간이라고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1995년 6월 리덩후이 대만 총통의 방미에 항의해 중국이 당시 리다오위 주미 대사를 불러들이면서 2개월간 공석이었던 게 가장 길었다.
1972년 리처드 닉스 미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 당시 통역을 담당했던 브라운대 방문학자 찰스 프리먼은 SCMP에 "중국이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전면 검토 중이며 외교 관계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중이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상호 주고받는 행동 속에서 "서로를 미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친강의 후임으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발탁될 것으로 널리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행정부에 셰펑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요청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중국 내부에서 주미 대사를 임명하는 데도 절차상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 버크넬대 주즈췬 중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상원도, 의회 청문회도 없다. 그냥 결정하면 된다"며 "중국은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 같다. 대사 부임 국가(미국)를 향해 자신이 불만이 있고 새로운 대사에 친절하게 대하길 희망한다는 것을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CMP는 "친강은 주미 대사로 근무하면서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의 접촉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백악관 관리들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는 암울한 양국 관계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냉대는 상호적이었다"며 "주중 미국 대사 니컬러스 번스도 중국 고위 관리들과의 접촉 노력에서 유사한 벽에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석가들은 중국이 자국의 경험 많은 고위 대사가 미국에서 친강과 유사한 대우를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많은 미국 관리가 중국 대사와의 만남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중국이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셰펑이 헤쳐 나갈 수 있는지, 아니면 외교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지를 평가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로리 대니얼스는 "셰펑은 워싱턴DC에 기반을 두고 '지뢰밭'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입장을)관대하게 표현하면 주저함이고 다르게 말하면 약간의 두려움이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긴장을 완화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이 무시되고 거절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그들의 좌절감을 가중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긴장 완화에 대해 합의하고 일련의 장관급 교류를 계획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지난 2월 방중이 '정찰 풍선' 사태로 직전에 취소됐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시 주석이 내민 손이 화답을 얻지 못한 것이며, 중국은 미국이 뭔가 보여주기 전에 다시 시도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달 시 주석의 집권 3기 시작과 함께 많은 공산당과 중국 정부 고위 관리의 승진이 진행되면서 주미 대사 인사가 늦어지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교수는 시 주석 1인에 권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모든 장관급 인사를 직접 결정해야 하는 데다 지난달에는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일정도 있어 많은 의사 결정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수 있다고 짚었다.
SCMP는 지난해 미국 정가에서는 친강이 떠난 직후 셰펑이 바로 신임 주미 대사로 임명될 것이라 여겼으나, 인사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 양회 도중 발표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와 미국이 보내는 신호를 포함해 최근의 전개 상황을 재평가해 이번 달 주미 대사 관련 발표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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