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中 비밀경찰서' 비상…연루자, 총리 접근해 오찬까지

입력 2023-04-19 16:41  

영국 내 '中 비밀경찰서' 비상…연루자, 총리 접근해 오찬까지
교민대표로 나서 보수당 모금행사…존슨·메이 기념촬영
英 정보당국 "외국정치 입김 넣으려 유력 정치인에 접근"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 내 중국 비밀 경찰서 의혹에 연루된 인사가 집권여당을 위한 모금행사를 열고 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에게까지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런던 남부 크로이던에서 중국 비밀경찰서에 사무실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계 린루이유우(40)의 행각을 추적해 1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린은 2019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선거구에 있는 집권 보수당의 중국계 지회 부회장으로서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열어 보수당 의원들을 다수 초대했다.
린은 해당 지회가 따로 마련한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와의 오찬에서 특별 손님으로 초대돼 대화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는 2021년에는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와 만찬을 함께 했다. 그보다 최소 2년 정도 전 린과 존슨 전 총리가 기념사진을 촬영한 적도 있다.
린과 영국 유력 정치인들의 이 같은 만남은 영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몰래 운영되는 것으로 의심받는 중국 비밀경찰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알려진 것이다.
스페인에 본부가 있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해외 21개국에 비밀 경찰서를 개설해 외국에 있는 반체제인사를 탄압한다고 작년 10월 폭로한 바 있다.
경계심이 증폭하는 상황에서 결국 최근에는 외국에서 중국 경찰서를 운영하는 이들이 단속되는 사태도 불거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푸젠성 향우회 간판 하에 중국 비밀경찰서를 운영한 중국계 남성 2명을 간첩행위, 사법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켄 매컬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은 외국 정치에 영향을 주고 중국 교민을 겁주려는 중국 정부의 행각이 점점 위협적으로 변해간다고 경계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접촉면을 가꿔가는 장기적인 게임을 하려고 한다"며 그 표적에는 유력 정치인뿐만 아니라 공직자 생활을 시작하는 지역 정치인들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더타임스는 린이 영국 현지에서 음식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 중국 교민을 이용해 국익을 증진하는 중국 공산당의 전략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린은 해외에서 중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UFWD)와 연계된 영국 내 중국인 단체들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중국 푸젠성 출신 중국계 영국인들의 모임인 영국푸젠협회의 회장, 런던과 웨스트민스터 선거구에서 중국계 보수당 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푸젠성은 대만과 지리적으로 바로 맞닿아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이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린은 영국에 살면서 중국 푸젠성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지방위원회 회의에 다녀오는 등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지속해왔다.
그는 2019년 영국푸젠협회 발족식에서 중국 본토와 고향의 발전을 촉진하는 데 해외 중국인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세이프가드디펜더스의 활동가 로라 하스는 "린과 중국 공산당 사이에는 뚜렷하게 입증되는 연계성이 있다"며 "린은 중국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하스는 "영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의 당국은 수사를 확대해 자국에서 벌어지는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의 전반적 활동을 반드시 시급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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