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강조하는 '억제력 강화'와 동아시아 '핵균형'

입력 2023-05-02 13:52  

미국이 강조하는 '억제력 강화'와 동아시아 '핵균형'
中 '핵무력 확장' 가속화…핵감축보다 핵경쟁 흐름 주도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워싱턴 선언'은 세계최강 미국 입장에서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핵균형이 절박한 상황임을 말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핵탄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 미국의 대응을 촉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지난 3월 '세계 핵군사력 지위 지수'(Status of World Nuclear Forces)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핵탄두수를 5천889기(미국 국방부는 6천기 이상으로 추산)로 발표했다. 이는 미국 5천244기보다 많은 것이다.
또 중국은 41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북한은 대략 '30기 이상'으로 추정했다.
FAS의 발표를 토대로 했을 때 한반도 주변의 경우 핵탄두 보유량으로만 보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나라는 중국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9일 중국이 빠르게 핵무기 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미러 양극 핵대결 시대가 가고 미중러 3극 핵대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중국의 핵확장 범위와 속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21년 11월 의회에 제출한 '중국을 포함한 군사안보 전개상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21세기 중반까지 미국의 국력에 필적하거나 이를 능가하기 위해 군사력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가 2027년까지 700개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1천 개를 넘어설 수 있으며, 2035년까지 1천5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의 패권도전을 의식해 더욱 강력한 핵 억지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연설에서 "강력한 전략 억지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북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도로 '기하급수적으로' 핵무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핵무력 확장세는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결국 미국이 이 지역 핵균형을 위해 효율적인 대응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게 국제 외교가의 시각이다.
미국 국무부 베단트 파텔 부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담은 '워싱턴 선언'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비판을 일축하면서 '억제력 강화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특히 파텔 부대변인이 중국을 겨냥해 "과잉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은 중국의 급속한 핵무력 증강 추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 중국을 향해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참여하길 기대하지만 중국은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마저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시사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핵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핵질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국 핵무기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러시아, 한반도 주도권을 쥐려는 북한과 북핵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과 일본이 맞물리는 복잡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