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명품과 구별불가…중국산 '슈퍼페이크' 실태 살펴보니

입력 2023-05-05 21:29  

진짜명품과 구별불가…중국산 '슈퍼페이크' 실태 살펴보니
NYT 기자 '짝퉁 구매기'…공급망 추적 어렵고 '고품질'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진품과 구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중국산 가짜명품 이른바 '슈퍼페이크'(Superfake)가 급증하면서 기존 명품 업계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의 에이미 웡 기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초 직접 슈퍼페이크 가방을 구매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최상급 가짜명품 시장을 조명했다.
그는 당시 2천200달러(약 292만원)에 팔리던 명품 가방 '셀린느 트리옹프'를 싸게 사는 법을 찾다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발을 들였고, 이곳에서 정가의 5% 가격에 진품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짜 제품을 공급하는 업자와 접촉했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받은 사진을 보고 주문한 제품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몇 주 뒤 기자의 손에 전달됐다. 백은 외관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백을 들 때마다 복잡한 기분에 휩싸여야 했다고 웡 기자는 털어놨다.
그는 약 10년 전부터 이러한 슈퍼페이크 제품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팬데믹 이후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가짜제품 판매 사례 증가, 물가 상승 등으로 더욱 급격히 관련 시장이 커져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수백만 명이 슈퍼페이크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모조품 판매를 대행하는 인물인 '켈리'(가명)는 매달 2만 위안(약 38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A급' 판매자들의 월수익은 20만 위안(약 3천8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고 NYT에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구매자는 대체로 미국 여성이고 자신만 해도 하루 최다 30개의 가방을 판다고 했다. 켈리는 판매액의 45%를 챙긴다.
이렇게 판매되는 모조품의 상당수는 중국 광저우에서 제조되며, 추적이 쉽지 않도록 상당히 정교하게 공급망이 짜여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식재산권 변호사 할리 르윈은 불법 제조 현장을 급습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수많은 문자와 DM(다이렉트메시지)의 스크린샷 속에서 '나쁜 놈'들의 냄새를 찾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산업 자체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회계와 디자인, 제조 등이 별도로 조직을 구성하는 '블록(block) 구조'로 변모하면서 일망타진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르윈은 이들 공장이 숙련된 장인들과 고품질 원자재의 조화로 진품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원자재를 조달해오거나 진품을 구매해서 한 땀 한 땀 카피하기도 한다. 레딧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187공장'은 샤넬백계의 레전드"라는 식으로 특정 공장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이야기까지 돌아다닌다.
한 명품 인증 업계 종사자는 NYT에 "가짜가 너무 좋아지고 있다"며 "내부 에칭을 넘어서 8바늘이 아닌 9바늘을 꿰매야 한다는 것을 알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이러한 산업을 단속할 유인이 전혀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 당국도 2022 회계연도 모조품 30만개를 압수하는 등 단속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수십억 달러 규모 시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감시망에 걸려드는 모조품은 전체 시장의 5% 수준일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고 NYT는 덧붙였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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