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총리 "북부지역 폭력 시위 멈추면 조기 선거 검토"

입력 2023-06-01 01:09  

코소보 총리 "북부지역 폭력 시위 멈추면 조기 선거 검토"
"파시스트 폭도들에게 항복하지 않아"…알바니아계 시장들 해임 요구 거부
세르비아계, 선거 보이콧 속 선출된 신임시장들 거부입장 고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의 폭력 시위가 종식되면 조기 선거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AP,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쿠르티 총리는 이날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미로슬라프 라이차크 EU 특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기 선거를 위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인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군인과 경찰을 향해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며 친러시아 상징인 Z자를 품은 폭도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쿠르티 총리는 "우리의 민주공화국은 이 파시스트 폭도들에게 항복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평화 시위 속에 조기 선거를 요구한다면 그들의 말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고 아마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코소보 북부 즈베찬에선 알바니아계 새 시장의 출근을 막기 위해 시청 청사 진입을 시도한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이 충돌하면서 나토 평화유지군 약 30명이 다쳤다.
이날까지 사흘째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출근 저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쿠르티 총리는 알바니아계 시장들을 해임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알바니아계 새 시장들이 비록 극소수의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됐지만 그들에게는 시장으로서 법적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시장들이 시청 청사 외의 다른 건물에서 근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코소보 정부가 자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사용해온 세르비아 발급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도록 강제 조치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세르비아 헌법은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약 5만명의 세르비아계 주민들 역시 코소보를 자신들의 국가로 여기지 않는다.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상당한 재정적, 정치적 지원을 제공하며 결속을 강화했다.
코소보 정부가 번호판 변경을 강제하자 지난해 11월 5일 코소보 북부의 세르비아계 시장 4명이 동반 사퇴했다. 시장뿐만 아니라 사법부, 경찰 등 코소보 북부의 모든 기관에서 집단 사퇴가 이어졌다.
코소보 정부는 EU와 미국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번호판 변경 관련 조치를 중단했으나 동반 사퇴한 세르비아계 시장들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코소보 정부가 지난 4월 북부 4개 지역에서 지방선거를 실시하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선거를 집단 보이콧했다.
고작 1천567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율은 3.5%에 그쳤다. 즈베찬에서는 알바니아계 후보가 100표를 갓 넘기고도 시장에 당선됐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새롭게 선출된 알바니아계 시장들을 인정하지 않고 출근 저지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코소보 정부가 새 알바니아계 시장들을 해임하고, 특수 경찰을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두 가지 조건이 수용될 경우에만 시위를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쿠르티 총리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코소보 북부의 긴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