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전성기 이끈 비차리 회장, 실적부진에 9월 불명예 퇴진

입력 2023-07-19 10:33  

구찌 전성기 이끈 비차리 회장, 실적부진에 9월 불명예 퇴진
코로나19 이후 매출 침체…LVMH·에르메스에 뒤처져
구찌 모기업 "글로벌 명품 시장 완전 점유 위해 강력한 조직 구축"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2015년부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전성기를 이끌어 온 마르코 비차리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구찌를 떠난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실적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모회사인 케링(Kering) 그룹이 대대적인 인적 개편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케링은 이날 비차리 회장이 오는 9월 23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케링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 입생로랑 등을 소유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이다.
케링의 회장 겸 CEO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성명에서 "글로벌 명품 시장을 완전히 점유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직을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찌의 매출 비중은 케링 수익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비차리 회장의 자리는 당분간 피노 회장의 측근인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 부사장이 맡는다.
비차리 회장은 2015년 구찌 수장에 오르면서 무명에 가깝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 2019년까지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한때 연간 성장률 40%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텔라 매카트니, 보테가 베네타 등 그가 맡은 브랜드마다 매출이 급증해 '두 자릿수 사나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성별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컬렉션을 선보였고, 2018년부터는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패션쇼에 모델이 아닌 내부 직원을 세우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6일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감한 이래 반등하지 못하고 경쟁 브랜드들에 실적이 뒤처지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미켈레 수석 디자이너는 이미 지난해 11월 구찌를 떠났다.
실제 지난해 케링그룹 전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구찌 매출은 1% 증가에 그쳤다.
경쟁 럭셔리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패션·가죽 제품 사업부가 지난해 20%의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싸늘해 올해 LVMH와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주가가 25% 이상 상승하는 동안 케링의 주가는 4% 미만 상승에 그쳤다.
HSBC는 지난달 말 구찌의 실적이 "분기마다 실망스럽고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케링의 주식 등급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HSBC는 "일부 투자자는 '브랜드 리셋'이 이윤 삭감을 가져오더라도 구찌 CEO의 교체를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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