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현장서 소방비행기 추락 2명 사망(종합)

입력 2023-07-26 03:47   수정 2023-07-26 16:17

그리스 산불현장서 소방비행기 추락 2명 사망(종합)
휴양지 로도스·코르푸·에비아섬에서 대형 산불 지속
미초타키스 총리 "화마와 전쟁 중"…폭염까지 맹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 에비아섬에서 25일(현지시간) 산불 진화에 나섰던 소방 비행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모두 숨지고 산불 현장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그리스 공영 방송 ERT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 에비아섬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소방 비행기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 추락했다.
ERT는 비행기가 산불 위에 물을 투하한 뒤 협곡으로 사라지고 잠시 후 불기둥이 치솟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크리스토스 모울라스(34), 부조종사 페리클레스 스테파니디스(27)가 모두 사망했다.
사고 비행기는 캐나다의 항공기제조사인 캐나데어가 산불 진화용으로 제작한 CL-215기로, 기체에 약 5천L(리터)의 물탱크를 갖췄다.
에비아섬 산불 현장에선 불에 탄 남성 시신 1구도 발견돼 경찰이 신원 확인에 나섰다.
콘스탄티아 디모글리두 그리스 경찰 당국 대변인은 "그을린 채 발견된 남성이 이틀 전부터 실종된 양치기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비아섬 산불은 지난 23일 발생해 소방 비행기 4대, 소방관 100명의 진화 노력에도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수도 아테네 북쪽에 있는 에비아섬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면적 4천167㎢)으로 20만명이 사는 여름 휴양지다.

다른 휴양 섬인 로도스섬과 코르푸섬에서 발생한 산불도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으며 주민과 관광객들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한 로도스섬에선 소방 비행기 9대, 소방 헬리콥터 2대, 소방관 260명이 투입돼 8일째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강풍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도스섬에선 섬에 머물던 관광객을 포함해 2만명 이상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뛰는 세르비아 출신의 필립 페트루세프도 여자친구와 함께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다 대피 길에 올랐다.
페트루세프는 인스타그램에 "짙은 연기에 질식할 것 같아서 도망쳤다"며 "4시간 동안 이동한 끝에 결국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고 썼다.
코르푸섬에서도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확산하면서 약 2천500명이 대피했다.
그리스에선 지난주부터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대규모 산림이 불탔다. 현지 당국 추산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3만5천 헥타르(㏊)의 숲과 토지가 파괴됐다.
유럽연합(EU)은 10개 회원국에서 소방 비행기 7대, 차량 100대, 소방관 500명을 지원받아 그리스에 파견했다. 튀르키예, 이스라엘, 이집트 등도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화마와 전쟁 중"이라며 "폭염까지 발생해 앞으로 사흘간 더 힘든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스 기상청은 이날 수도 아테네의 기온이 41도까지 오르고 중부 지역은 최고 44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26일 일부 지역에서 46도까지 오르는 등 정점을 찍은 뒤 27일부터는 수그러들 것으로 내다봤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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