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동 최강' 이스라엘군…예비군 복무 거부 강행하나

입력 2023-07-26 11:35   수정 2023-07-26 11:38

흔들리는 '중동 최강' 이스라엘군…예비군 복무 거부 강행하나
안보공백 우려 현실화…"군 결속 등 장기적 영향 우려"
아랍권도 주시…이스라엘 내부 혼란에 헤즈볼라 더 대담해져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부가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사법 정비' 입법을 강행하면서 이스라엘이 건국 이래 최악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입법에 반발하는 예비역들이 복무 거부를 선언, 안보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사법 정비 입법을 둘러싼 내부 혼란으로 이스라엘군의 준비 태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이스라엘의 안보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커지는 위협과 최대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것도 이스라엘의 안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예비역 군인 수천 명이 복무 거부를 선언하면서 이스라엘군 전력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법안이 통과된 지난 24일 많지는 않지만 일부 예비역이 훈련에 나오지 않으면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현역병 16만9천명, 예비역 46만5천명으로 예비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전투기 조종사를 비롯해 정보 분석가, 특수 작전 부대의 예비역들은 아랍권과 오랫동안 대치해온 이스라엘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중동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스라엘군은 국내에서 개발한 최첨단 드론과 무기로 무장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매년 38억달러(약 4조9천억원)의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

군대 내에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업무를 담당해온 예비역들이 당장 복무와 훈련에 빠지더라도 이스라엘군이 여전히 대부분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실제로 안보 위기가 발생할 경우 복무 거부를 선언한 예비역 상당수가 군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번 사태가 군의 결속 등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이다.
미국 유대인 단체인 이스라엘정책포럼(IPF)의 마이클 코플로우는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이 초정통파 유대인이 아닌 모든 사람이 군 복무에 동의하는 나라라는 사실에 기반해 있다면서 "일단 이게 깨지면 바로 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전직 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양대 정보기관인 모사드와 신베트 등 수십명의 전직 안보 고위 관리들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예비역들의 집단행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들이 '국민 군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결속을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정비 입법 추진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표결 직전에도 이 법안이 분열을 더 키우고 있다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삭감 등을 추진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대가'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카르미엘 아르빗은 "특히 바이든 행정부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재고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싶어하는 (미 의회 내) 좌파 진영에 빌미를 줄 것"이라며 이번 입법이 양국관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관계를 갉아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과 대치 중인 헤즈볼라 등 아랍권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법안이 통과된 지난 24일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 "최악의 날"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쪽 국경을 따라 조용히 병력을 증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간인 복장으로 위장한 헤즈볼라 대원은 물론 전투복을 입은 대원들도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던 헤즈볼라가 "더는 위장을 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현상"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이 내부 정치적 혼란으로 약해졌다는 인식이 헤즈볼라를 더 대담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즈볼라를 지원해온 이란은 여전히 자폭 드론 등 무기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주저할 가능성이 있지만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할 수도 있을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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