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 최대 5만명 팔다리 잃어"…1차대전 피해 맞먹는 규모

입력 2023-08-02 12:24  

"우크라인 최대 5만명 팔다리 잃어"…1차대전 피해 맞먹는 규모
WSJ 추산…"병원 과부하로 의족 시술에 1년 걸리기도"
군인·민간인 포함…미사일·드론뿐 아니라 지뢰까지 중상 야기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여군 루슬라나 다닐키나(19)는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 최전선 인근에서 포격을 받았다.
포탄 파편에 다닐키나의 왼쪽 다리 무릎 위아래가 절단됐다.
다닐키나는 그때 "이제 끝이고 내 인생이 다시는 예전 같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다닐키나처럼 수족을 잃은 우크라이나인은 2만~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병원과 구호단체, 의족업체 등의 수치를 종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이나 영국의 피해 규모와 맞먹는 것이다.

절단술이 부상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1차 대전 때는 약 6만7천명의 독일인과 4만1천명의 영국인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수족 절단 환자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는 세계 최대 보철 제조업체인 독일의 오토복(Ottobock)은 정부와 의료기관 자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인 절단 환자를 약 5만명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자선단체 '후프 재단'은 전쟁으로 인한 중상자를 20만명으로 추산하는데, 통상 중상자의 약 10%는 절단 수술이 필요하다.
이처럼 엄청난 중상자 규모는 러시아가 군인과 민간인 모두를 겨냥해 지뢰와 포, 미사일, 드론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전쟁 양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초기엔 포격과 미사일 공습이 주로 중상을 야기했지만, 지금은 약 1천km 전선을 따라 매설된 지뢰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19세 여군 다닐키나는 서부 도시 르비우에 있는 구호단체인 '슈퍼휴먼스'의 도움으로 다섯 차례나 수술을 받은 뒤 오토복 의족을 달았다.
우크라이나 중부 크로피우니츠키 출신의 24세 전직 철강 노동자인 데니스 흐리벤코는 지난해 징집돼 올 1월 동부 바흐무트 전투에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었다.
부상 전 그의 키는 185cm였지만 의족을 단 지금은 170cm로 줄었다.
7세 여아 올렉산드라 파스칼은 지난해 5월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한 다리를 잃었다. 이 소녀도 현재 의족을 단 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폭발 때문에 청력을 부분 상실한 소녀의 어머니 마리야는 딸이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인 환상 통증으로 수시로 밤에 잠을 깬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중상자가 곧바로 인공 팔·다리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환자는 5만5천 달러(약 7천만원)에 달하는 의족을 구하기 위해서는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족을 잃은 군인에게 최대 2만 유로(약 2천800만원)를 보상해주고, 오토복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포함해 많은 환자가 여전히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내 병원들도 과부하 상태라 환자들이 의족 시술을 받기까지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가 루드녜바 슈퍼휴먼스 대표는 "환자들은 인체 위축 등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절단 후 늦어도 90일 이내에 의족 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많은 사람이 1년 이상을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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