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크루그먼 등 미 경제 저명인사 "터무니없다" 피치 혹평
경제 회복·지급 능력 등 거론 "당혹…이상한 움직임" 비판
피치 "경기침체 예측 아닌 적자·부채 전망 반영한 것"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전격적인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미국 경제계 저명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비롯한 이들 인사는 작금의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이나 지급 능력 등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재정 적자의 장기적인 궤적에는 우려할만한 이유가 있지만, 부채 상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서머스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정 적자가 미국 국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초래한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다며 "피치가 이 상황에 관해 새롭고 유용한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교수이기도 한 그는 지난 몇 달의 데이터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가 강하다는 것이고, 이는 미국 부채의 신용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신중한 신용 분석가가 이런 비중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노벨상 수상자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그루그먼도 트위터에 "피치가 미국 등급을 하향했고,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비웃음을 사는 결정"이라며 "자체적으로 명시한 기준에서조차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확실히 뒷이야기가 있겠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이는 미국의 지급 능력이 아니라 피치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고문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등급 강등이 시장에 충격을 줄 것 같지 않은 "이상한 움직임"이라고 혹평했다.
엘에리언은 "압도적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나 분석가들이 인용된 이유와 시기 때문에 똑같이 당혹스러워할 것 같다"며 "이번 발표가 미국 경제와 시장에 지속해 파괴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무시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트위터에서 "완전히 터무니없다"며 "미국은 (신용등급이) AAA 그룹에 있어 어떤 식으로든 작은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피치가 거론한 강등 조건들이 현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며 거시경제 성과와 미국의 부채 대 GDP(국내총생산) 비율과 같은 피치 자체의 핵심 범주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도 물론 강력히 반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서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피치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피치의 국가·초국가적 등급 글로벌 책임자인 제임스 매코맥은 등급 하향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증가하는 적자와 정부 부채로 특징지어지는 미국의 중기 재정 전망을 토대로 한 것으로 설명했다.
또 "우리가 보기에, 동료 회사들이 정한 등급에 맞춰볼 때 미국 재정 지표가 앞으로 덜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이유로 꼽고는 특히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로 대치하면서 마지막에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는 점을 꼬집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경제 회복·지급 능력 등 거론 "당혹…이상한 움직임" 비판
피치 "경기침체 예측 아닌 적자·부채 전망 반영한 것"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전격적인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미국 경제계 저명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비롯한 이들 인사는 작금의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이나 지급 능력 등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재정 적자의 장기적인 궤적에는 우려할만한 이유가 있지만, 부채 상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서머스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정 적자가 미국 국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초래한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다며 "피치가 이 상황에 관해 새롭고 유용한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교수이기도 한 그는 지난 몇 달의 데이터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가 강하다는 것이고, 이는 미국 부채의 신용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신중한 신용 분석가가 이런 비중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노벨상 수상자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그루그먼도 트위터에 "피치가 미국 등급을 하향했고,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비웃음을 사는 결정"이라며 "자체적으로 명시한 기준에서조차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확실히 뒷이야기가 있겠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이는 미국의 지급 능력이 아니라 피치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고문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등급 강등이 시장에 충격을 줄 것 같지 않은 "이상한 움직임"이라고 혹평했다.
엘에리언은 "압도적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나 분석가들이 인용된 이유와 시기 때문에 똑같이 당혹스러워할 것 같다"며 "이번 발표가 미국 경제와 시장에 지속해 파괴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무시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트위터에서 "완전히 터무니없다"며 "미국은 (신용등급이) AAA 그룹에 있어 어떤 식으로든 작은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피치가 거론한 강등 조건들이 현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며 거시경제 성과와 미국의 부채 대 GDP(국내총생산) 비율과 같은 피치 자체의 핵심 범주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도 물론 강력히 반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서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피치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피치의 국가·초국가적 등급 글로벌 책임자인 제임스 매코맥은 등급 하향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증가하는 적자와 정부 부채로 특징지어지는 미국의 중기 재정 전망을 토대로 한 것으로 설명했다.
또 "우리가 보기에, 동료 회사들이 정한 등급에 맞춰볼 때 미국 재정 지표가 앞으로 덜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이유로 꼽고는 특히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로 대치하면서 마지막에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는 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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