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교국 과테말라 '친중' 대통령 당선에 단교 우려

입력 2023-08-21 17:34  

대만, 수교국 과테말라 '친중' 대통령 당선에 단교 우려
과테말라, 작년 온두라스 단교 이후 중미 유일의 대만 수교국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미 유일의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대만에서 과테말라마저 각국의 '대만 단교 후 중국 수교'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줄곧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역설해온 아레발로 당선인의 취임 이후 과테말라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과테말라는 대만과 수교한 13개국 가운데 하나다. 이 밖의 수교국으로는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나우루,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이 있다.
특히 작년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뒤에는 과테말라가 중미에서 단 하나 남은 대만 수교국이라는 점에서 과테말라까지 이탈할 경우 대만 외교 입장에서는 뼈아픈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


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외교관 출신인 아레발로 당선인은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국익에 바탕을 둔 외교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호 존중의 틀에서 중국·대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대만과의 단교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아레발레 당선인이 취임 후 대만·중국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간 중국은 '금전 외교'로 대만의 수교국 끊어내기를 해왔다. 경제적 대가를 제시하며 '대만 단교 후 중국 수교'를 압박하는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차이잉원 대만 총통 집권 이후 지금까지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가 줄줄이 대만과 관계를 끊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대만과 82년간 외교관계를 이어온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온두라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해 대만과 공식적 관계를 맺지 않고 왕래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온두라스가 대규모 자금을 요구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돈"이라며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언제나 중국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으며 중국의 유혹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과테말라에도 금전 외교를 통해 수교를 시도했으나, 현직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친대만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3월 말 차이잉원 총통이 과테말라를 방문하자 3주 후 잠마테이 대통령이 답방 차원에서 대만을 찾는 등 양국은 우의를 다져왔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대만 방문 때 양국이 "형제국이자 중요 동맹"이라면서 '대만 공화국'을 무조건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만은 지진 등 재해가 잦은 과테말라에 인프라 구축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국제공항 에어컨 시스템 정비 예산도 지원하는 등 과테말라를 각별히 대우해왔다.
이런 가운데 과테말라가 대만과 수교 관계를 유지할지 여부는 아레발로 당선인의 결정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의 아들로 친중국 좌파 성향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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