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이폰끼리만' 빅테크 갑질 철퇴…'제외' 삼성 일단 안도

입력 2023-09-06 22:12   수정 2023-09-06 22:40

EU, '아이폰끼리만' 빅테크 갑질 철퇴…'제외' 삼성 일단 안도
디지털시장법, 6개사 내년부터 특별규제…앱마켓 개방·자사 서비스 유도 금지
"애플 폰에서 애플페이 아닌 경쟁업체 결제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어야"
삼성, 자체 브라우저 있지만 '개방적 운영·경쟁 저해 없음' 판단한 듯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애플 등 6개사를 특별규제하기로 한 것은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빅테크 갑질' 관행에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시장법(DMA)상 '게이트키퍼'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6개사를 지정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총 22개 서비스에 대해 별도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게이트키퍼는 EU가 정한 매출액, 이용자 수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고 세부 심사 결과 시장 지배력 남용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대형 플랫폼 사업자다.
지정된 6개사의 서비스 종류를 보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앱마켓, 운영체제(OS)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알파벳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구글 검색엔진, 크롬 브라우저, 유튜브 등 총 8개 서비스로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앱스토어, 사파리 브라우저, iOS가 일단 확정됐고, 향후 아이메시지(iMessage) 서비스도 규제 대상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집행위는 당초 아이메시지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애플 측에서 이의를 제기해 세부 평가를 하기 위한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빅테크 기업은 자사 플랫폼에서 고유 소프트웨어나 앱만 고집하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뜯어 고쳐야 한다.
가령 법이 시행되면 기존에 애플 아이폰의 앱스토어를 통해서는 내려받을 수 없던 안드로이드앱 설치도 가능해진다.
자사 소프트웨어나 앱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중소규모 업체들의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 공정 경쟁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EU 당국자는 아이폰 자체 결제시스템인 '애플 페이'를 사례로 들며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가 규제 대상으로 지정됐으므로 만약 경쟁업체가 제공하는 유사 결제서비스가 있다면 아이폰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웹 브라우저도 당초 EU가 정한 정량적 요건을 충족해 명단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후보군 7개사 중 유일하게 제외되면서 일단 한시름 놨다는 평가다.
EU는 내부 심사 과정에서 삼성 측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으며, "충분히 정당한 논거"라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EU 당국자는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관련 수치가 실제 (경쟁 저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등 기업이 확실한 논거를 제시해야 하며, 집행위는 이를 토대로 판단하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 웹 브라우저가 EU가 기준으로 정한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긴 하지만 크롬, 사파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경쟁 위해 요소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웹 브라우저과 유사한 이유로 구글의 지메일, MS의 아웃룩도 같은 이유로 최종 규제 대상 서비스에서 빠졌다.
EU가 마련한 빅테크 규제는 범위가 넓고 강력할 뿐만 아니라 위반에 대한 제재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격해 해당 업체들의 관행과 시장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복적인 의무 불이행시 연간 매출액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조직적인 침해'로 간주되면 집행위가 해당 기업에 사업 부문 일부를 매각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빅테크 규제가 특정 기업의 개별 위법 행위 처벌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예 EU 전역에서 공룡 IT 기업들에 일괄적인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DMA 모델이 다른 나라의 관련 규제 수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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