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강진] 지구촌 구호 나섰다…정작 모로코는 SOS 아껴(종합2보)

입력 2023-09-11 08:51   수정 2023-09-11 13:56

[모로코 강진] 지구촌 구호 나섰다…정작 모로코는 SOS 아껴(종합2보)
우호국 스페인 선착…적대국 알제리 '인도지원 영공' 개방
미·영국 전문가·구호대 급파…주요국 "요청시 바로 지원"
프랑스 등 자체 구조활동…무료통신 등 기업지원·모금활동도



(파리·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유한주 기자 = 강진 피해가 확산하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모로코의 공식 지원 요청을 받고 군 긴급구조대(UME) 56명과 구조견 4마리를 현지에 파견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부 장관은 "최대한 많은 생존자를 구하는 게 시급하기 때문에 수색 및 구조팀을 투입할 것"이라며 "추후 재건 과정에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로코가 서방 국가에 지원을 공식 요청한 건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스페인이 처음이다.
아프리카에서 국경을 맞댄 알제리와 서사하라가 모두 적대적 관계여서 모로코로서는 그나마 스페인이 의지할 만한 이웃인 셈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모로코가 해외 지원을 받아들인 건 스페인에 이어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이 전부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경우 구조대원 50여명이 열 감지 장치와 잔해 아래에서 희생자를 감지할 수 있는 기기로 생존자 구조에 나선다.
카타르에서도 87명의 인력과 구조견 5마리가 현지에 도착해 구조 활동을 편다.

2021년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는 전날 그간 모로코에 폐쇄한 자국 영공을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의 비행을 허용했다.
영국도 같은 날 모로코에 수색 및 구조팀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연방 개발사무소(FCDO)는 성명을 내고 "영국 수색·구조 전문가 60명, 수색견 4마리, 구조 장비가 모로코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FCDO는 A400M 수송기 2대를 통해 구조팀을 파견한다면서 "(영국) 외무부 장관은 (나세르) 부리타 모로코 외무부 장관과 통화했으며 영국은 모로코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소규모 재난 전문가 팀을 모로코에 파견했다.
이날 모로코 현지에 도착했다는 전문가 팀은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해 추가 지원을 돕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전날 성명에서 "미국은 모로코가 이 비극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모로코 당국에 변함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은 아니더라도 자체 봉사 인력이 나선 경우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리옹의 소방관들이 자원봉사팀을 꾸려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봉사팀은 구조, 지원 및 수색 전문가 4명과 간호사 1명, 수색견과 그 조련자로 구성됐다. 이들은 마라케시에서 약 50㎞ 떨어진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다.
모로코 일간 르마탱에 따르면 이탈리아 민간 구조팀도 전날 밤 지진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지진으로 외부 접근이 막힌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기업 차원의 지원도 이뤄졌다.
프랑스 통신 기업 오랑주(Orange)는 이날부터 이달 16일까지 모로코로 거는 전화와 전송하는 문자메시지(SMS)에 부과되는 요금을 없앤다고 밝혔다.
벨기에,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에 있는 오랑주 지부도 앞으로 일주일간 모로코에 무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단위의 모금 운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제단체인 유니세프와 유엔은 물론 각국의 구호단체들이 성금 모금에 나섰다. 프랑스의 경우 적십자사를 비롯해 최소 5개 단체가 구호 활동과 생필품 공급에 기여하겠다며 기부금을 걷고 있다.
프랑스의 한 민간 구조 단체는 모금 활동뿐 아니라 11일 모로코에 연대 사절단을 보내 현지 파트너와 필요한 지원 사항을 논의하고 긴급 물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로코 정부가 이번 재난을 스스로 헤쳐 나갈 역량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로코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프랑스앵포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가 아직 국제적 지원을 요청하진 않았지만,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모로코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전날 모로코 희생자들을 기리며 연대의 뜻을 보이기 위해 에펠탑의 조명을 평소보다 이른 밤 11시에 소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강진으로 2만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도 모로코의 요청에 대비해 구조대원 265명을 준비해 뒀다. 튀르키예는 이에 더해 피해 지역에 1천개의 텐트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에서도 120명의 구조대가 현지 지원을 위해 대기 중이며, 이스라엘, 쿠웨이트,오만 역시 구호 인력이나 물품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이스라엘 응급 서비스 '마겐 다비드 아돔'(MDA)은 이날 MDA 대표가 모로코 적신월사 대표에게 연락해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면서 "MDA 대표단들이 몇 시간 내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고 이들은 보건부 및 이스라엘군(IDF)과 손을 맞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모로코에 필요한 모든 구호 물품을 제공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군주(술탄)도 구조대와 긴급 구호·의료 지원을 모로코에 보낼 것을 당국에 명령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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