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아프리카 쿠데타 정권 갈등, 문화계로 불똥…"협력 중단"

입력 2023-09-14 22:49  

佛·아프리카 쿠데타 정권 갈등, 문화계로 불똥…"협력 중단"
외교부, 일선에 지시…"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예술가 초청도 금지"
문화계 충격·반발…"인권의 나라 맞나"·"정치 간섭" 비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문화 공연 시설에 아프리카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출신 예술가들과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수년 사이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들 세 나라와 프랑스 간 외교 갈등의 불똥이 문화계로 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을 받는 문화 공연계는 이날 문화부 장관 비서실로부터 "외교부의 지시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문화 시설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이 지침은 "귀 기관 또는 부서가 이들 3개국의 기관 또는 국민과 진행하는 모든 협력 프로젝트는 예외 없이 중단돼야 하고, 협회 등을 통한 모든 재정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 국가의 국민에 대한 초청도 금지해야 한다"며 "프랑스는 오늘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예외 없이 이들 3개국 국민에게 더 이상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문화 예술계는 이 '위협적인' 지침에 충격에 빠졌다.
전국예술문화연맹의 부위원장이자 랭스 국립 극장의 연출가인 브뤼노 로베는 "이런 명령은 처음"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르몽드에 "분쟁국의 예술가들에 대한 프랑스의 철학은 늘 대화를 단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들을 초청하는 것이었다"며 "이 예술가들은 이미 자국 정부에 의해 활동을 제약받고 있는데, 여기에 또 다른 제약을 가하면 그들의 생존 가능성뿐 아니라 프랑스 이미지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베는 정부의 지침이 일관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 정부는 러시아 예술가들을 계속 지원하라고 했다"며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출신 예술가와 러시아 예술가의 차이가 뭐냐"고 따졌다.


프랑코-부르키나베 출신의 연출가 하산 카시 쿠야테도 "유네스코 헌장에 서명한 인권의 나라 프랑스의 가치가 어떻게 된 건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며 "예술가로서도 놀랐는데,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갑작스러운 정치의 간섭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연맹은 외교부 장관과의 즉각적인 면담을 요청했다. 아울러 문화부 장관에게도 "문화부는 이러한 외교적 접근 방식을 그만두고, 시급히 문화 예술 정책을 수호하라"고 촉구했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니제르에는 쿠데타가 일어나 순차적으로 군사 정권이 들어서면서 프랑스와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주둔해 있던 프랑스군은 모두 철수했고, 니제르에 남아 있는 1천500명의 프랑스군도 철수 압박을 받고 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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