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 편의점 뭐가 다를까 직접 가보니…천장에 비결이

입력 2023-10-07 09:05  

[르포] AI 편의점 뭐가 다를까 직접 가보니…천장에 비결이
AI 카메라로 고객 '손목 관절' 포착…셀프 계산도 필요 없어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진짜 계산된 거예요? 그냥 이렇게 가면 되나요?"



지난 6일 정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7번 출구 앞 편의점에는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 발길이 이어졌다.
개장 둘째 날을 맞은 이 편의점에는 상주 직원이 없다.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찍는 셀프 계산 무인 편의점에서 더 진화한 인공지능(AI) 편의점이다.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AI 편의점 입구에는 개장 초기인 만큼 안내요원이 배치됐다.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고객에게 "모바일앱을 설치하거나, 신용카드로 입장 가능합니다"라고 안내요원은 설명했다.
앱을 설치해 회원가입을 하고, 신용카드번호를 등록한 뒤 QR코드 설정에서 '무인편의점 QR코드 입장하기'까지 활성화하면 준비가 완료된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로우면 신용카드 스캔만으로도 입장할 수 있다.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보니 18평(60㎡) 공간 벽면과 통로 중간에 설치된 선반에 과자, 음료, 간편식 등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을 뿐, 일반 편의점과 다른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음료와 간식을 들고 뒤돌아 나오자 몇 초 뒤 휴대전화로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날아왔다.
고객들은 셀프 계산 과정도 없이 편의점에서 나가면 될까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으나 카드 결제 문자와 모바일 영수증을 확인한 뒤 "신기하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보처리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이해린(24)씨와 장혜선(22)씨는 "AI 편의점이라길래 궁금해서 와봤다"며 "셀프 계산을 위해 바코드 찍는 일조차 귀찮을 때가 있는데 이렇게 자동으로 결제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이 벤처타운이다 보니 20대, 30대 고객이 주로 AI 편의점을 찾았지만,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눈에 띄었다.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최재경(52)씨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요새 카페도 많이 무인화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일할 때와 비교하면 한계가 있다"며 "AI 무인 편의점은 어떻게 운영되나 싶어서 구경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파인더스에이아이 함명원 대표에게 자동 결제 시스템 비결을 묻자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편의점 벽면에는 특이점이 없어 보였는데, 천장을 쳐다보니 무려 60대의 AI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파인더스에이아이는 이 편의점에 무인 매장 기술을 제공한 업체다.
기술적으로 매장 1평(3.3㎡)당 2대∼2.5대의 AI 카메라를 설치하면 되지만, 실전 테스트를 위해 이 매장에는 60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함 대표는 "고객이 편의점에 들어와 나갈 때까지 AI 카메라가 손목을 포함한 관절 키포인트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선반에서 어떤 물건을 집어 가는지 행동을 추정한다"며 "상품 이미지 정보와 선반에 설치된 무게 센서 정보를 더해 정확한 계산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제품을 골라 들었다가 다시 선반에 놓았을 때, 제품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나갈 때, 다른 가게에서 산 제품을 가지고 왔을 때 모두 오차 없이 계산된다고 한다.
다만, 이 매장에 설치된 AI 카메라들은 동시에 10명까지 파악할 수 있기에 편의점 내부 고객이 10명까지 되면 입구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는 안내가 이뤄진다.
함 대표는 "기존 무인 매장과 달리 이 매장 선반에는 제품을 빼곡하게 진열할 수 있는 무게 센서 기술을 적용했다"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AI 편의점이 널리 퍼질 것으로 보고, 실전 테스트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I 편의점을 차리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과거에는 완전 무인 매장 구축 시 매우 비싼 3D 카메라를 이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한 대당 5만∼10만원 정도의 저렴한 2D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기에 2018년 대비 비용을 3분의 1로 줄였다고 업체 측은 주장한다.
최근 기술로 15평(50㎡) 규모 AI 편의점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원대로 전해졌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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