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물가 비상…'절임 배추' 20㎏ 한 박스 5만원대로

입력 2023-10-11 06:05  

김장철 물가 비상…'절임 배추' 20㎏ 한 박스 5만원대로
"택배·인건비 오르고 소금값도 뛰어"…배춧값, 작년보다 떨어졌으나 평년보다 비싸
대형마트·백화점 '김장 물가 방어'…예약·할인판매 기획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전성훈 이신영 기자 = 올해 김장철을 앞두고 절임 배추 20㎏ 기준 소비자 판매 가격이 5만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5천원가량 올랐다.
배춧값은 '금(金) 배추'라는 말이 나오던 작년보다 싸지만, 소금값부터 인건비, 박스비(포장비), 택배비까지 몽땅 올랐기 때문이다.



◇ 절임 배추 생산 농가 "안 올리고 못 버텨"
11일 연합뉴스가 강원도와 전남 해남의 절임 배추 생산 농가 및 판매업체에 문의한 결과 절임 배추 20㎏ 한 박스 가격은 5만원대에 형성됐다.
작년에는 4만5천원, 4만7천원 등 4만5천원 안팎으로 판매됐다.
강원도 영월에서 40년째 배추 농사를 짓는 신승근(63) 사장은 매년 절임 배추를 20kg 기준 2천 박스 정도 판매한다.
신 사장은 "작년에 남들이 박스당 5만원까지 올려 받을 때도 나는 4만5천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도저히 안 올리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며 "비가 많이 와서 배추 수확량도 예년만 못하고, 소금값, 인건비, 에너지비용, 박스값까지 모든 비용이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가령, 배추 수확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작년에는 일당 10만원에 차비를 따로 줬지만, 올해는 일당 12만원에 차비를 준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소금값이 전반적으로 올랐고, 배추를 담을 박스비 역시 보조금을 고려해도 20% 가까이 오른 듯하다"며 "연초에 오른 택배비가 또 오르면 정말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남 해남의 절임 배추 생산 농가의 한 사장도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배추 뿌리가 썩은 게 많아 작황이 좋지 않다. 소금값 등도 다 올라서 절임 배추 10㎏(4∼6포기)은 2만8천원, 20㎏(8∼12포기)은 5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올해 김장은 소금값이 '변수'…작년보다 27% 비싸
올해 배춧값은 '금배추' 라는 말이 나온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평년보다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이달 10일 기준 6천826원이었다.
1년 전(7천257원)보다 5.9% 싸지만, 평년 (6천442원)보다는 6%가량 값이 비싸다.
같은 날 기준 10kg 도매가도 1만7천200원으로 1년 전(1만7천465원)보다 싸지만, 평년(1만4천29원)보다 비싸다.
지난해에는 9월 15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가 1만204원까지 뛰었지만, 가격 상승과 함께 재배면적이 늘면서 김장철인 11월에는 한 포기 가격이 3천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김장은 배춧값보다 소금값이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굵은소금 5kg 소매가는 1만4천217원으로 1년 전(1만1천195원)보다 27% 올랐고, 평년(8천249원)보다 72.3%나 비싸다.
소금값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한차례 오른 데다 장마 이후에도 태풍과 폭우가 지속되면서 작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해 큰 폭으로 뛰었다.
소금값과 함께 인건비, 부자재 등 각종 비용도 올라 절임 배추 가격이 예년보다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대형마트·백화점 '김장 물가 방어' 마케팅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김장 물가 방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이달 5일 일찌감치 해남·영월산 절임 배추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영월 절임 배추 20kg 가격은 4만9천900원으로 지난해 행사 때보다 4천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해남 절임 배추 20kg 가격은 행사 카드 결제 시 국내 최저가로 내놓았다.
롯데마트·슈퍼는 김장철이 본격화하는 다음 달 초 고춧가루, 젓갈, 무, 파, 마늘 등 김장 속 재료에 대해서도 기획 할인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김장용 절임 배추를 예약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절임 배추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해남지역 지정 농가에서 사전 기획 물량 10%를 확보하는 등 전체 취급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아울러 크기가 작거나 미세한 하자가 있어 유통 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됐으나 신선도와 맛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맛난이' 브랜드를 통해 무, 대파 등 다른 김장용 채소도 저렴하게 공급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달 말부터 절임 배추 예약판매에 들어가기로 하고 판매 가격과 산지 물량 수급 등을 조율하고 있다.
백화점도 김장철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기농 먹거리를 전문으로 하는 올가 매장을 통해 지난 6일 절임 배추, 김치 양념소, 김장 세트, 고춧가루 등 김장 재료 4종의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유기농 또는 저탄소,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우수 제품으로 예약판매 기간 2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약 50일간 김장철 기획전을 하고 절임 배추와 양념장 등의 주재료를 할인 판매하기로 했고,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시기 김장 재료 기획 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noanoa@yna.co.kr, lucho@yna.co.kr,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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