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대일로' 10년…中 영향력 확대 속 서방 견제도 커져

입력 2023-10-16 12:11  

시진핑 '일대일로' 10년…中 영향력 확대 속 서방 견제도 커져
대국 굴기 '중국몽' 대외 확장 플랫폼…스리랑카 등 참여국 '부채의 덫' 비판은 부담
'푸틴 참석' 정상포럼에 국제사회 주목…이·팔 전쟁 등 놓고 미국 견제 목소리 낼 듯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올해로 발표 10주년을 맞았다.
시 주석이 제창한 중국몽'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인 일대일로는 지난 10년간 국제무대에서의 중국을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역설적으로 참가국들의 경제난을 심화시키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중 견제를 강화하는 결과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140여개국 대표단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개최하는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일대일로가 '향후 10년' 어떻게 진행될 지를 짚어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2013년부터 참여국에 '돈 보따리'…美 패권 맞서 '정치·외교 우군' 확보 성과도
일대일로의 시작은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 취임 6개월째인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학에서 한 강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우의 증진 아름다운 미래 공동창조'라는 주제 강연에서 시 주석은 새롭게 내륙 실크로드 경제를 구축해 "공동 번영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제안함으로써 중국의 대외팽창 정책인 일대일로의 서막을 알렸다.
두 달 후인 2013년 11월 제18회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각종 정책이 채택됨으로써 시 주석의 야심 찬 구상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라는 뜻의 일대일로는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국 남부-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가 양대 축이다.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몽의 실현을 통한 대국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으로 간주된다.
중국 명문 푸단대 교수 출신으로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창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전략은 이듬해인 2014년부터 시 주석이 해외순방 때마다 각국에 돈 보따리를 풀며 주요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일대일로에는 현재 150여개 국가와 30개의 국제기구가 참여했다.
해상에서는 43개국 117개 항구, 육상으로는 유럽 25개국 200개 이상 도시에 철도로 갈 수 있는 연결망도 구축했다.
중국과 이들 국가와의 상호 투자는 누적 3천800억 달러(약 510조원)에 달한다.
중국 입장에서 일대일로는 이같은 경제적인 효과도 가져왔지만, 정치·외교적으로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로서 미국의 패권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참여국 '부채의 덫' 비판 비등…미국 등 서방 견제도 갈수로 커져
그러나 중국의 야심찬 계획 추진은 일부 저개발 참가국들에는 부메랑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부채의 함정'에 빠진 저개발국도 속출한 것이다.
대표적인 국가로 스리랑카를 꼽을 수 있다.
스리랑카는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스리랑카는 2010년 중국에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와 '함반토타항'을 건설하며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항구의 운영 실적은 차관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적자가 쌓이자 결국 2017년 항구의 지분 일부를 중국 국영기업에 팔아치웠고, 항만 운영권까지 중국에 넘겨야 했다.
파키스탄도 비슷한 경우다. 파키스탄 역시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들여온 차관 탓에 국가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이 해외에 진 빚 중 3분의 1은 중국이 채권자다.
잠비아와 케냐,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각국과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도 국가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도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참여국들에 대한 일대일로 추진 방향을 기존의 대형 인프라 건설에서 '작고 아름다운 프로젝트'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지적했다.
일대일로가 구체화하면서 미국 등 서방의 견제와 대응도 강화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의 금융 지원 정책이 개도국을 '빚의 함정'에 빠뜨린 뒤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등 국제 질서를 훼손한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중국을 미국의 패권도 전국으로 상정하고 강력한 '중국 압박'에 나섰고 최근에는 인도-중동-유럽의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을 내놓으면서 일대일로에 맞불을 놨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말 2027년까지 동남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 발전 등을 위해 총 100억 유로(13조8천억 원 상당)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동남아에서의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2019년부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 온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에 일대일로 사업 탈퇴 계획을 통보했다.

◇ 푸틴 참여에 중량감 커진 정상포럼…美 견제 한목소리 내나
중국은 일대일로의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추진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개최한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 열린 제1회 포럼엔 아프리카·중남미·유라시아 등 28개국에서 정상급 대표단이 참석했고, 2019년 제2회 포럼엔 세계 37개국 지도자를 포함해 5천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올해는 참가국 규모는 140개국·30개 국제기구로 대폭 늘어났지만, 대표단 규모는 4천여명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주목되는 참가국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압박을 견제하는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은 최근 국제사회를 뒤흔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상황에 대해서도 푸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며 중국의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이번 분쟁 직후부터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강조하며 친(親)이스라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미국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두 국가 방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호스트로서 기조연설과 참여국 정상과의 앙자회담을 통해 일대일로 참여국들에 대한 중국의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다자주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는 일대일로를 바라보는 서방의 곱지 않은 시각을 반영하듯 미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과거 두차례 포럼 때와 달리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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