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총격테러범은 튀니지인, 2011년 伊람페두사섬 상륙

입력 2023-10-19 00:12  

브뤼셀 총격테러범은 튀니지인, 2011년 伊람페두사섬 상륙
EU 3국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거쳤지만, 범행 저지 못 해
셍겐 조약 문제점 드러내…EU, 반이민 강경책으로 선회하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지난 16일(현지시간) 벨기에를 충격에 빠뜨린 튀니지 출신 총격 테러범은 12년 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거쳐 유럽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이 남성 테러범이 2011년 튀니지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압데살렘 라수드라고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라수드는 이후 스웨덴으로 갔지만 유럽연합(EU) 역내에 들어온 이주민이나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 망명·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EU 더블린 조약'에 따라 스웨덴에서 추방돼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그는 2016년 이탈리아 볼로냐 경찰에 위험한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로 지목돼 감시받았다.
라수드는 이후 감시망을 피해 벨기에로 이주한 뒤 2019년 망명을 신청했지만 2020년 10월 법원은 망명 신청을 기각한 뒤 벨기에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벨기에 사법당국은 판결문을 라수드에게 전달할 수 없었다. 라수드가 기재한 집 주소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판결문은 반송됐고, 라수드는 종적을 감췄다. 스웨덴에 이어 벨기에에서도 망명 신청을 거부당한 라수드는 지난 16일 밤 브뤼셀 도심 생크테레트 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스웨덴인 축구 팬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서 약 5㎞ 떨어진 브뤼셀 보두앵 국왕 경기장에서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벨기에-스웨덴전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이탈리아 경찰 관계자는 라수드가 자신을 추방한 스웨덴에 복수하기 위해 스웨덴 축구 팬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안사 통신에 전했다.
총격 직후 달아난 라수드는 범행 하루 만인 17일 브뤼셀 북부 스하르비크 지역의 한 카페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라수드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나는 이슬람국가(IS) 출신이자 알라신을 위한 전사"라고 주장했다.
라수드는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까지 최소 3개의 EU 국가를 옮겨 다녔지만, 어느국가도 범행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 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셍겐 조약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반이민·난민 정서를 자극해 EU가 이민·난민 정책을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럽의회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의 독일 지도자인 만프레드 베버는 "EU에 체류할 수 없는 사람들은 유럽을 떠나야 한다"며 "이는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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