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발언 뜯어 보니…'美 인정할테니 마지노선 넘지 말라'

입력 2023-11-16 15:25   수정 2023-11-16 15:48

시진핑 발언 뜯어 보니…'美 인정할테니 마지노선 넘지 말라'
"美 대체할 계획 없지만 中이 지켜야 할 이익·원칙 있어…대결 결과 누구도 감당 못해"
中 외교부, 대만 문제·수출 통제 이슈 '별도 발언' 소개하며 '핵심 이익' 거듭 강조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공존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위상을 인정할 테니 미국도 같은 대국으로서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이 마지노선(레드라인)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건드리지 말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알린 것이다.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회담 결과 자료에 담긴 "중국은 미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할 계획이 없으며 미국 역시 중국을 압박하고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하지 말라", "상대를 바꾸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갈등과 대결의 결과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는 시 주석 발언에서 이같은 의도가 잘 드러난다.
중국은 식민지 수탈의 낡은 길을 가지도 않고, '국강필패'(國强必覇·나라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게 된다는 의미)의 그릇된 길을 가지도 않으며, 이데올로기(공산주의) 수출도 하지 않고 어느 나라와도 이데올로기 대결을 하지도 않겠다는 시 주석의 발언에서도 중국의 패권 추구를 우려하는 미국을 안심시키려는 속내가 읽힌다.
'중국과 미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기회'란 점도 부각하면서 "이 지구는 양국을 수용할 만큼 넓다"는 비유적 표현도 동원했다.
이는 지난 6월 베이징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한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는 발언과 유사하다.
시 주석은 한발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리지 말라'며 경고성 메시지도 보냈다.
"중국은 지켜야 할 이익, 지켜야 할 원칙,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 "양국은 서로의 원칙의 마지노선을 이해하고, 시비 걸거나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한 시 주석은 "이견이 두 나라 사이를 가로막는 틈새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서로 마주보고 가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비유적 표현도 했다.
시 주석이 강조하고자 했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메시지는 중국 외교부 발표문 뒷부분에 상세히 소개됐다.
대만 문제와 미국의 수출통제에 대한 시 주석 발언을 각각 별도의 문단으로 빼내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은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 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하고 대만의 무장을 중단하며 중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란 발언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꼽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개입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와 독자제재를 거론하면서는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일방적인 제재를 해제해 중국 기업에 공정한 환경을 제공하라"며 단호한 표현도 동원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에서 중요하게 강조해 온 군사채널 복원 등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간단히 소개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중국 외교부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는 세계 평화와 발전과 관련된 주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을 뿐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대한 시 주석의 언급이나 합의사항은 전하지 않았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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