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겉으론 악수…"속으론 외교갈등 불씨 못꺼"

입력 2023-11-17 12:11   수정 2023-11-17 13:32

바이든-시진핑 겉으론 악수…"속으론 외교갈등 불씨 못꺼"
美CFR 연구원 "성과 있지만 긴장완화 오래 가지 못할 것"
"시진핑, 경제회복 위해 미중 경쟁 전술적·단기적 중단 추구"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일부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근본적인 양국 갈등은 완화하지 못했다는 미 외교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이날 데이비드 색스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CFR 홈페이지에 실은 '낮은 기대 충족하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회담의 성과에도 "미·중 관계 리셋은 그렇게 빨리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색스 연구원은 우선 미중 정상들이 군 당국 간 대화 재개부터 인공지능(AI) 워킹그룹 창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문제 협력,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갖고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중의 장기간 전략 경쟁이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회담으로 지워지지는 않으며, 대만 총통 선거·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필리핀 압박·유럽과 중동의 전쟁 등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에 따른 미중 긴장 완화는 짧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번 회담의 성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군 당국 간 소통 채널 복원이다. 이는 환영할 만한 상황 전개이지만, 그 중요성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색스 연구원은 평가했다.
실제 위기 시에는 미국이 군 당국 간 소통을 시도해도 시 주석이 대응 방침을 정할 때까지 중국 군 당국의 대답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널이 작동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더 핵심적인 문제는 군 당국 간 소통 채널에 대한 양측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채널이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이고 부주의에 따른 충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시각에서는 이런 채널은 미국에 중국 근처에서 무모하게 행동해도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벨트'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자신들이 안전벨트를 제공하지 않으면 미국이 물러서서 중국 근처에서 군사 작전을 중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관측했다.
그는 또한 미중의 펜타닐 대응 협력 합의에 대해 중국이 성실히 협력한다면 펜타닐의 미국 유입량이 줄어들 것이므로 이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간 펜타닐 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이 조건부였고 자꾸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한 이번 회담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압박을 줄이기 위해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투자 제한 확대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수출 통제·투자 제한 문제에 대해 호소했지만, 무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색스 연구원은 관측했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상황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중국 측 발표문은 전혀 언급이 없었으나 미국 발표문은 이들 사안을 모두 거론했다.
이는 미중이 이같은 사안에서 서로 반대편에 서 있으며, 이 간극이 메워질 기미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 경제 문제를 시정할 시간을 벌기 위해 미중 경쟁의 전술적인 단기간 중단을 추구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일차적 위협이라는 시 주석의 확신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의 대미 인식이 그대로인 한 미중 관계는 점차 경쟁이 격심해지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전술적인 중단 시기가 있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르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이번 긴장 완화가 얼마나 갈지 가르는 진정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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