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 봉쇄에 "가자주민 굶어죽는다" 경고

입력 2023-11-18 09:38  

유엔, 이스라엘 봉쇄에 "가자주민 굶어죽는다" 경고
겨울철 질병 창궐 우려…"용납 못할 인도적 위기"
병원·진료소 대다수 폐쇄…마취없이 제왕절개하기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전으로 황폐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아사 위기에 처했다고 유엔이 경고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최소 154개 대피소에 피란민 80만여명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OHCA는 유엔이 이들 피란민에게 충분한 식량과 물을 제공하고 의료 지원을 할 수 없다며 가자지구 내 230만명 대부분에게 원조가 필요하고 식량 관련 사회기반시설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신디 매케인 사무총장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식량과 물 공급이 사실상 없고 아주 적은 분량이 국경을 통해 도착하고 있다"며 "민간인들은 당장 굶어 죽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가자지구에서 감염병이 퍼지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에 겨울이 오면서 질병 확산이 극도로 우려된다"며 사람들이 많은 대피소에서 설시, 호흡기 감염병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연료 부족 탓에 하수처리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보건위생 여건이 악화했다.
또 겨울에 많은 비로 홍수가 발생하면 질병이 더욱 확산할 위험이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기구 수장들이 이날 유엔총회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엔 회원국들에 도움을 호소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가자지구와 관련해 "아무리 생각해도 인도적 위기가 용납할 수 없고 계속될 수 없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격과 전면봉쇄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17일 가자지구에 이틀마다 14만L의 연료를 반입하는 데 동의했지만 가자지구의인도적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들어갈 연료가 전염병 유행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주민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렵다.
CNN 방송은 가자지구의 병원과 진료소 대부분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17일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보건부 따르면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26개가 이스라엘군 폭격에 따른 파손이나 연료 부족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
가자지구의 1차 진료기관 72곳 가운데 52곳도 폐쇄된 상태다.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서는 지난 엿새 동안 환자 40명이 숨졌는데 이들 중 3명은 미숙아다.
가자지구 남부 병원들도 연료 부족에 따른 발전기 가동 중단으로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칸유니스의 알아말병원의 경우 소형 발전기에 의지해 접수처 등 일부 구역에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PA 보건부는 "의사들이 이스라엘 폭격에 다친 사람들과 제왕절개수술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마취하지 않은 채 수술해야 한다"고 밝혔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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