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환호·걱정 교차…"내년 보릿고개 올 수도"

입력 2023-12-02 07:25   수정 2023-12-02 16:25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환호·걱정 교차…"내년 보릿고개 올 수도"
4년 전보다 높아진 가격과 양산 지연은 부담…당분간 신차 없어
독보적 디자인·성능으로 '후광 효과'…"소비자 관심 이어질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4년 전보다 훨씬 높아진 가격과 대규모 양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은 시장 수요 확대와 회사 재무 구조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디자인과 방탄 등의 성능은 브랜드의 특별한 이미지를 부각해 테슬라의 전체적인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 4년 만에 공개된 스펙…가격 오르고 주행거리는 줄어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보면 오랜 기다린 끝에 공개된 사이버트럭의 세부적인 내용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가장 저렴한 기본형 사양(후륜구동)의 시작 가격이 6만990달러(약 7천974만원)로, 4년 전에 예고한 3만9천900달러(약 5천217만원)보다 53% 비싸졌다.
게다가 이 모델은 2025년에야 인도가 가능하다.
내년부터 인도받을 수 있는 사륜구동 트림과 최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천990달러(약 1억459만원), 9만9천990달러(약 1억3천74만원)다.
이는 경쟁 차종인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시작가 약 5만달러)이나 리비안의 R1T(7만3천달러)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서 F-150 라이트닝에 대해 "좋은 차지만, 다소 비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이버트럭의 최대 주행거리(사륜구동 트림)는 340마일(547㎞)로, 4년 전에 내세웠던 '500마일(약 805㎞) 이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산관리회사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내년에 대량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테슬라)은 알고 있다"면서 "현실은 사이버트럭이 아직 실제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이 차가 테슬라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원을 낭비할 것이라며 출시를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은 "전통적으로 픽업트럭 판매의 이점은 높은 마진과 대량 판매였다"며 "사이버트럭의 디자인과 잠재적인 생산 문제로 인해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누렸던 방식으로 이러한 보상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이버트럭 양산 전까지 다른 신차도 없어
머스크 CEO가 사이버트럭 양산으로 테슬라의 현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시점을 1년∼1년 6개월 후로 예고한 가운데, 그전까지 수익에 크게 기여할 만한 신차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사이버트럭 인도량을 올해 250대, 내년 7만5천대로 전망하면서 "둘 다 야심에 찬 수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의 담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제품 문제, 즉 시장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구형 라인업과 2025년 후반까지 새로운 대중 시장용 제품이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트럭 출시 지연으로 인해 일부 예약자들이 이미 다른 차를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테슬라의 모델X를 보유하고 있는 하비 페인은 2020년 사이버트럭을 예약했지만, 올가을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리비안의 R1T를 구매했다.
그는 "사이버트럭을 보려면 적어도 2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대중적인 모델3와 모델Y는 올해 들어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면서 수익성이 전보다 떨어진 상태다.
전기차 수요 자체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사이버트럭이 회사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2025년 전까지 당분간은 힘든 '보릿고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세상에 없던 특별한 차…도로 풍경 바꿀 것"
머스크는 전날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구매자 12명에게 인도하는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이 기존에 보지 못한 "특별한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만들기 불가능해 보였던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사이버트럭은 도로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사이버트럭 디자인을 처음 구상하면서 차 앞부분이 뾰족한 쐐기 모양인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 에스프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1977년 개봉된 제임스 본드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등장한 버전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또 테슬라 디자이너들에게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자동차를 가리키며 "미래가 미래처럼 보이길 원한다"고 요구했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이런 미래의 모습을 구현한 데 더해 픽업트럭이 갖춰야 할 힘과 실용성, 스포츠카보다 빠른 속도, 방탄이 가능한 차체 등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고 전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을 처음 건네받은 소셜미디어 레딧의 공동창립자 알렉시스 오헤니언은 이 차를 주행한 경험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그는 "첫 느낌이 부드럽고, 모델X처럼 잘 달린다. 크지만 다루기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차가 "최고로, 최고로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 분석업체 랭스턴의 스펜서 이멜은 "사이버트럭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소비자들이 다시 테슬라를 주목하게 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트루이스트 증권의 윌리엄 스타인도 "사이버트럭의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 덕에 새로운 잠재적 전기차 고객과, 심지어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사람들도 테슬라의 가장 최신 성과를 보기 위해 테슬라 전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톰 나라얀은 "사이버트럭은 '후광' 효과를 내는 제품에 가깝다"며 "소비자를 (테슬라의) 기존 주류 차량인 모델3와 모델Y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1.66% 하락했다가 이날은 0.52% 내리는 데 그치며 낙폭을 줄였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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