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모기 진화 초기엔 수컷도 피 빨았다…백악기 화석 발견"

입력 2023-12-05 05:00  

[사이테크+] "모기 진화 초기엔 수컷도 피 빨았다…백악기 화석 발견"
中·佛 연구팀 "흡혈 곤충 진화 새 단서…모깃과 출현도 3천만년 앞당겨"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억년 이상 전인 백악기 초기 지층에서 발견된 호박(amber) 속에 있는 모기 화석을 분석한 결과 수컷 모기도 암컷처럼 다른 동물의 피를 빨 수 있는 턱과 빨대의 입 구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학·고생물학 연구소 및 레바논대학 대니 아자르 박사팀은 5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레바논의 백악기 하부 지층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수컷 모기 화석을 분석한 결과 입천장이 뚫린 구조로 돼 있어 피를 빨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 화석은 새로운 멸종 모기 아과(亞科. subfamily)에 속하는 오래된 혈통 중 하나로 수컷이면서도 잘 발달한 이빨과 흡혈에 적합한 입천장을 구조를 가졌다며 현대 모기는 암컷만 흡혈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암컷 모기는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과정에서 말라리아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을 퍼뜨리는 주요 매개체가 되고 있다.
곤충의 흡혈 습성은 식물 체액을 빨아먹던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피를 빨아먹는 곤충이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지 밝혀내는 연구는 곤충 화석 기록 공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레바논 중부 바브다 지역의 백악기 하부(Lower Cretaceous) 지층에서 발견된 호박에 속에 들어 있는 같은 종 모기 2마리의 화석을 분석했다.
백악기는 1억4천500만~6천600만년 전까지이고, 호박은 송진 같은 식물 수액이 굳어 만들어진 보석의 일정으로 속에 곤충 등이 온전히 보존된 경우가 많다.



분석 결과 이들 모기는 지금까지 화석 등에서 확인되지 않은 신종으로 밝혀졌으며, '리바노큘렉스 인터미디어스'(Libanoculex intermedius)로 이름 붙여졌다.
이들의 머리와 입 등은 수컷이면서도 매우 날카로운 삼각형 하악골과 피부를 뚫을 수 있는 작은 이빨 모양 치아들이 있는 긴 빨대 모양으로 현대 암컷 모기처럼 피를 빨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모깃과(Culicidae) 곤충 출현은 쥐라기(2억130만~1억4천500만년)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가장 오래된 기록은 백악기 중기라며 이 발견은 모깃과 곤충 출현을 백악기 초기로 약 3천만년 앞당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수컷 모기의 입 구조는 당시 수컷들도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흡혈 수컷의 존재는 곤충의 흡혈 습성 진화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진행됐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절지동물인 모깃과에는 3천 종 이상의 모기가 포함된다며 이번 발견이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던 모기의 아종(subfamily)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프랑스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 앙드레 넬 박사는 "앞으로의 연구에서 백악기 수컷 모기의 흡혈 활동의 '유용성'에 대해 더 알아보고 수컷에서 왜 흡혈 습성이 없어졌는지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출처 : Current Biology, Dany Azar et al., 'The earliest fossil mosquito',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3)01448-3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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