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막판 신경전…산유국, 화석연료 퇴출·감축 공개 반대(종합)

입력 2023-12-10 23:56  

COP28 막판 신경전…산유국, 화석연료 퇴출·감축 공개 반대(종합)
의장 주재 비공개회의…화석연료 폐지안 절충 논의 난항 반증
IEA "각국 약속대로라면 기후 목표 30%만 달성 그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 내용을 둘러싼 각국의 줄다리기가 막판까지 치열한 모습이다.
총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산유국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감축을 공식화해선 안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COP28 의장인 술탄 알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 겸 기후변화 특사는 10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COP28 당사국 장관급 인사들을 모아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폐회일인 12일 COP28 당사국들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게 되는데, 그 내용을 절충하기 위한 자리다.
현재 공동선언문에 담길 내용을 놓고 각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 하면서 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국가와 주요 산유국이 아직 화석연료 사용의 단계적 폐지 등에 명시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려 하는 탓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저개발국을 비롯한 기후변화 취약국 등은 화석연료 퇴출 문제를 합의에 포함하는 데 찬성하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은 지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화석연료 퇴출 합의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베르 의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좋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지만, 당사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린 막판 진통 과정을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비공개 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참가자들이 넓은 방에 둥글게 둘러앉아 의견을 나누는 '전통 아랍식'으로 열렸다.
알자베르 회장은 이 회의를 시작하면서 "모두 유연하고 타협을 받아들일 마음을 먹고 왔길 바란다"며 "반대와 쟁점은 뒤에 남겨두고 떠나달라"고 호소했다.
COP28 참석자들의 발언에서도 신경전이 한창인 COP28 장내 분위기가 읽힌다.
웁케 훅스트라 EU 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회의가 엄청난 전환점이 될 것이므로 실수가 없어야 하지만 서약을 뒤로 미루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빨리할수록 고통은 줄어들 것"이라며 화석연료 사용 폐지 가속화에 힘을 실었다.
제니퍼 모건 독일 기후특사는 AP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원하지 않는 국가들이 있는 건 매우 분명하다. 절충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견이 확연히 드러난 회의장 상황을 전했다.
'염려하는 과학자 연합'의 레이철 클리터스 박사는 현장 취재진에 "기후변화협약의 가장 큰 후발주자이자 고집을 안 버리는 나라는 단연 OPEC 국가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OPEC을 사실상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는 "탄소 배출 감축을 COP28이 다뤄야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우리의 관점과 우려, 각국 저마다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산유국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와 석유는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우리가 사는 오늘날의 현실과 (기후변화 해법이)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대표 산유국 이라크도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최종 공동성명에 포함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COP28 당사국들이 지금까지 공언한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목표 달성은 요원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IEA는 성명에서 "각국이 지금까지의 서약을 지킬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는 4Gt(기가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배출량 감축 목표치의 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COP28에서 제시된 각국의 서약은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 진전을 낳겠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IEA에 따르면 COP28에서 지난 8일 현재 130개국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고 매년 에너지 효율 개선율을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IEA는 "지금까지 서약에 동참한 국가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 에너지 총수요의 37%, 세계 GDP의 56%를 차지한다"고 짚었다. COP28에서 온실가스의 획기적 감축 방안이 실질적으로는 '반쪽 서약'에도 못 미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COP28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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