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러 배후로 美·이스라엘 겨냥…'강력 보복' 예고(종합2보)

입력 2024-01-04 19:01   수정 2024-01-04 19:18

이란, 테러 배후로 美·이스라엘 겨냥…'강력 보복' 예고(종합2보)
이란 대통령 "시온주의 정권, 후회하게 될 것"
'국민적 추앙' 솔레이마니 4주기 겨냥…이란, 물리적 대응 가능성 커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권수현 신재우 기자 김동호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케르만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물 테러에 대해 이란이 '적들'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에서 언급하는 '적들'은 통상 미국과 이스라엘을 뜻한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서방에 의해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다소 수세적이었던 이란으로선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4일 낸 성명에서 "사악하고 범죄적인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며 "이런 재앙은 반드시 강경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이는 신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에스마일 가니 사령관도 "적들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이슬람 공화국(이란)과 저항 세력은 시온주의 정권 근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4일 테헤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전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테러의 주체와 배후 세력을 겨냥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을 명심하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전날 오후 2시45분께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 지역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두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이란 당국은 이 폭발로 최소 84명이 숨지고 211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당국은 애초 사망자 수를 103명으로 발표했다가 중복 집계를 제외해 84명으로 정정했다. 부상자는 284명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이스라엘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이어갔으며 추모식에 모인 군중은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경고한다. 너희는 저지른 죄들로 몹시 후회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른바 '알아크사의 홍수' 작전을 거론하며 "알아크사 홍수는 아직 진행 중이며 그 끝은 시온주의 정권의 종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수석부통령은 이날 케르만의 사건 현장을 방문해 취재진에게 "시온주의 정권은 (우리와) 직접 대결할 능력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알아크사 홍수 작전 이후 시온주의 정권이 처한 처절함과 실패의 연속선상에 있다"면서 전날 폭발 사건이 하마스의 기습작전을 당한 이스라엘의 보복성 공격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엑스(X)를 통해 "미국은 이 테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그런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범죄의 책임은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에 있으며 테러리즘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둔다"고 덧붙였다.
폭발이 일어난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무덤에도 전날 저녁 군중이 다시 모여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고 AFP는 전했다.
이번 테러 공격이 하필 이란에서 국민적으로 추앙받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란 지도부도 국내 여론을 고려해 구두 경고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보복을 할 가능성이 크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2020년 1월3일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한 뒤 장례식이 끝난 1월8일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 미국과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4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적으로 폭발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했다.
라이시 대통령도 당초 이날 예정했던 튀르키예 공식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폭발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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