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쟁 이어진 가자지구…유엔 "사람 살 수 없는 곳 됐다"

입력 2024-01-06 09:12  

3개월 전쟁 이어진 가자지구…유엔 "사람 살 수 없는 곳 됐다"
이스라엘, 공세 지속…10월 7일 이후 누적 사망자 2만2천600명
'전쟁 출구' 외교전 가열…미·EU 외교수장, 이스라엘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전쟁 출구를 찾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 속에도 5일(현지시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꼬박 3개월을 앞둔 가운데 유엔은 가자지구가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됐다는 암울한 평가를 내렸다.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지역으로의 확전 우려마저 고조된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중동을 방문, 전쟁의 출구를 찾으려는 외교적 노력을 이어갔다.


◇ 이스라엘, 공세 고삐…"밤새 100여개 표적 공격 테러범들 제거"
AFP·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군사지역과 로켓 발사 지점, 무기고를 포함한 100여 개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중부 부레이지에서는 자국군 전차를 공격하려던 무장 테러 조직 제거를 위해 전투기가 폭격을 가했으며, 격전지가 된 남부 칸유니스에서는 전투 끝에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다수를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의 블루비치 호텔 지하에서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계획, 실행하는 장소로 쓴" 땅굴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들도 이스라엘 군용기와 전차가 중부 알마가지, 부레이지, 누세이라트 등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사망자가 162명이었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는 민간인과 무장대원 사상자 수를 분리해 발표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전쟁 이후 제거한 무장대원 수가 8천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약 1천200명이 목숨을 잃고 250명이 인질로 잡혀갔다.
같은 해 11월 24일부터 1주일간 이어진 일시휴전 기간 인질 일부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의 맞교환 형식으로 돌아왔으나 24명은 숨지고 132명은 여전히 억류 중이다.
이스라엘은 불어나는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에 휴전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정밀수색과 특수작전으로의 전술 전환을 발표하며 가자 전쟁의 축소를 공식화했으나 실제로는 가자지구 곳곳에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 2만2천600명 사망, 고통의 피란생활…가자 인도주의 참사 계속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2만2천600명이다. 이들의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다.
약 220만 가자지구 인구의 1%가 사망한 가운데 85%는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파괴되거나 손상된 건물·구조물은 3만7천개를 넘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낸 성명에서 "가자는 거주 불가능한 곳이 됐다"며 "가자 사람들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실존의 위협을 매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비참한 피란 생활을 이어가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물과 식품, 의약품 부족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5세 미만 영유아 설사가 7만1천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전쟁 전에는 월 2천 건 수준이었다.
AFP는 이날도 많은 가족들이 이집트 접경지인 라파에 도착하는 게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꽉 들어 찬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했으며 손수레를 끌고 있기도 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의 아드난 아부 하스나는 "칸 유니스는 25만명이 살던 도시인데 이제 130만명이 이곳에 있다"고 말해 과도한 인구 밀집을 우려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칸 유니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알아말 병원에 대한 포격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알아말 병원에서는 지난 며칠간 이어진 공습으로 생후 5일 된 아기를 포함해 피란민 7명이 숨졌다.


◇ '전쟁 해법 찾아야'…블링컨·보렐, 중동 방문
3개월간 이어진 전쟁과 중동지역 긴장 고조 속에 출구를 찾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전쟁 시작 이후 석달 만에 4번째 중동행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5일 튀르키예에 도착했으며 이어 이스라엘과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방문한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가자지구의 종전 후 계획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순방에 동행한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이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이 종전 후 통치와 재건 등 가자지구의 장래와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걸프 국가들의 지지를 얻는 데 필요한 것을 타진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4일 종전 후 가자지구 통치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조직의 감독하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맡되, 이스라엘군의 안보 작전권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후 구상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급에서 전후 구상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지만, 이스라엘 내각 안팎에서 견해차가 극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중동 정세는 가자지구를 넘어 요르단강 서안, 레바논, 나아가 홍해까지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이 지역은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하마스의 3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 부국장이 공습에 살해되고,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공격을 이어가면서 격랑에 휩싸여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 전쟁이 가자를 넘어 확산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든, 중동이든 , 세계든 누구의 이익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U 외교 수장인 보렐 고위대표도 이날부터 7일까지 레바논을 방문한다.
EU는 성명에서 보렐 고위대표가 "역내 지도자들과 외교적 노력의 진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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