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혁명 이후 최악 테러로 안보 취약성 드러낸 이란

입력 2024-01-06 12:14  

이슬람혁명 이후 최악 테러로 안보 취약성 드러낸 이란
IS 배후 자처에도 이스라엘·美에 화살…"대중 분노 회피 전략"
"타국서 대리전 이란, 안방 테러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폭탄테러가 벌어지면서 이란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안보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지난 3일 이란 중부 케르만시에서 열린 '이란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추모식장에서 2차례 폭탄이 터져 최소 84명이 숨지고 284명이 다쳤다. 이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테러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이란은 그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다에시(IS)는 오직 미국과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의 용병 또는 요원으로 행동한다"며 "이와 같은 범행은 오만한 세력(미국, 이스라엘)이 겪어야 했던 여러 패배의 반영이다"라고 주장했다.
NYT는 이와 관련, 자국 영토 내에서는 테러리스트들과 싸울 필요가 없다고 공공연히 자랑해온 이란이 이번 테러 이후 대중의 분노에 직면하자 미국과 이스라엘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수년간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의 민병대 등 대리 세력을 내세워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있는 덕분에 자국 내에서는 테러가 없다며 이들 무장단체 지원을 정당화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자국 내에서 대규모 테러를 겪지 않고도 역내에서 힘을 과시할 수 있다던 이란의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해졌다.
이런 까닭에 테러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적국인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이란으로서는 훨씬 편리할 수 있다고 일부 반체제 인사들과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NYT는 이란 국민이 이번 테러에 이스라엘의 책임이 있다는 당국의 논리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정부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친정부 성향 국민들마저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소심한 대응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IS와 같은 세력까지 이란을 공격하는 데 대담해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정부 지지자라고 밝힌 이란 국민 아부자르 나스르(44)는 NYT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는 계속 공격당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도 헤즈볼라나 후티 반군 등 대리 무장 세력들을 통해서만 전쟁에 개입해왔다.
그러나 이번 테러와 더불어 지난 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3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 부국장이 폭사하고, 4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인 하라카트 알누자바 지도자인 무쉬타크 자와드가 제거되면서 이란은 전쟁이 자국 영토로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부쩍 경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테헤란의 정치 분석가 사산 카리미는 "이슬람 공화국(이란)은 이번 공격들이 전쟁을 이란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덫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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