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 끝 출범한 과테말라 정부…'親중국+대만 수교' 줄타기외교?

입력 2024-01-16 03:14  

곡절 끝 출범한 과테말라 정부…'親중국+대만 수교' 줄타기외교?
중미 유일 대만수교국 좌파 대통령, 후보 때 "中과 긴밀관계 추구" 천명
국제사회, 새정부 출범 환영…바이든 "양국 간 강력한 파트너십 기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여야 간 극심한 정쟁 속에 천신만고 끝에 취임한 과테말라 대통령이 조국에 '새로운 봄'과 '대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대중국 외교 정책 노선에도 변화를 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과테말라는 카리브해 일부 도서 국가를 제외하고 중미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한 나라이다.
하지만 신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대(對)대만·중국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 중미 유일의 대만 수교국…'親中' 예상 속 대만과 수교 유지할 듯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예정보다 9시간가량 늦은 15일 0시께(현지시간) 과테말라시티에 있는 국립극장인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문화 센터에서 취임식을 했다. 임기는 4년이다.
인구 1천710만명의 과테말라를 4년간 이끌게 된 그는 취임사에서 "부패를 척결하고, 조직범죄와 싸우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빈곤을 퇴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레발로 대통령은 또 "엄청난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국 조국에 새로운 봄을 선사할 것"이라며 사회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다만, 여소야대 입법부 현실과, 뿌리 깊은 경제난은 임기 중 수시로 맞닥뜨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레발로 대통령도 "오늘부터 일련의 장애물로 얼룩질 4년의 임기가 시작된다"며, 자신 앞에 놓인 장애물이 만만치 않음을 인정했다.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시선이 다소 분산돼 있지만, 과테말라 새 정부 정책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외교 분야다.
'외교통'인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이미 후보 시절부터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만 수교국' 과테말라의 외교 노선이 중국 쪽으로 크게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프렌사리브레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대만과의 단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과 가까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정학적 요인 때문이다.
실제 과테말라는 미국 정부의 중미 일자리 창출 투자 '수혜' 지역 중 한 곳이다.
미국 정부는 불법 이민자 억제를 목표로 과테말라를 비롯한 주변국에 민관 파트너십 방식으로 42억 달러(5조 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과테말라 현지 라디오 방송인 에미소라스 우니다스는 "우리는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며, 그들(대만)과의 협력을 더 잘 조정할 수 있도록 대화할 것"이라는 아레발로 대통령 언급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과테말라시티를 찾아 아레발로 대통령을 비롯해 새 정부 장관 내정자 측과 환담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발레로 대통령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나서더라도 당장 대만과 단교에 나설 정도로 친중국노선을 노골화하기에는 외교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실질적 교류를 강화하는 '줄타기 외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국제사회 "민주적 정권 교체" 축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아레발로 대통령의 취임을 환영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은 민주주의를 향한 양국 공동의 노력과 국민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라며 "양국 간 강력한 파트너십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워싱턴DC에서 아레발로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서로 지지하는 관계"라며 "전례 없는 이민자 흐름 속에서 협력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와 영국, 미주기구 등도 과테말라의 민주적 정권 교체를 높이 평가했다.



◇ 과테말라 첫 '부자(父子) 대통령' 탄생
아레발로 대통령은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의 아들로, 과테말라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 대통령' 역사를 썼다.
아버지 아레발로 전 대통령은 1944년 과테말라 혁명 이후 이 나라를 이끈 첫 좌파 민선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테말라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당선된 건,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 취임 자체는 순탄치 않았다.
국회에서 아레발로 대통령이 속한 정당 의원들의 자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다.
과테말라 국회는 당초 14일 오전 총선(지난해 대선과 함께 실시)을 통해 당선된 160명 의원의 임기 시작과 함께 대통령 취임 선서 등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여당인 '풀뿌리운동'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당 활동 정지 명령 이력 등을 내세워 여당 의원을 개원 명단에 함께 포함해야 하는지, 여당 의원들에게 의장단 피선 자격이 있는지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여소야대로 꾸려진 과테말라 새 국회는 결국 투표를 통해 여당의 원내 교섭단체 자격을 승인하는 한편 의장으로 여당 소속 사무엘 페레스 의원을 선출하면서 상황을 일단락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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