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꼼수증여' 막는다…'전문가 2명→기관 2곳' 감정기준 강화

입력 2024-01-30 06:17  

그림 '꼼수증여' 막는다…'전문가 2명→기관 2곳' 감정기준 강화
상속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안…미술품 탈세수단 악용 방지 취지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앞으로는 미술품을 상속·증여할 때 2명 이상의 전문가가 아닌, 2곳 이상의 전문감정기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미술품이 상속·증여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감정평가액은 들쭉날쭉해 '탈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더욱 엄격한 기준이 마련되는 것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서화(書畵)·골동품의 평가 방법을 강화한다.
보통 미술품 등은 시가 산정이 쉽지 않아 '2명 이상의 전문가'가 감정한 가액의 평균액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평가 주체를 '2개 이상의 전문감정기관'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서화·골동품 관련 전문감정기관은 우리나라에 5곳가량으로 적은 편이라 예컨대 같은 기관의 전문가가 하나의 작품을 평가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다른 자산과 형평성을 맞추는 목적이기도 하다.
3인 이상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평가심의위원회가 평가한 금액을 적용하는 데 있어 새 단서 조항도 생긴다.
가족·친척처럼 특수관계에서 주고받는 경우에는 전문기관 감정평가액이 감정평가심의위원회 감정가액의 150%를 초과한다면 감정평가심의회 감정가액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는 전문가 감정평가액과 감정평가심의위 감정가액 중 높은 금액을 택하고 있다.
서화·골동품의 경우 주관적 평가에 따라 감정가액이 극심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하자는 취지다. 특히 가족·친척 등 관계에서는 편의에 따라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관리하는 셈이기도 하다.
과세당국 관계자는 "기존에는 부동산이나 예금을 많이 상속·증여했는데 최근에는 서화처럼 새로운 자산을 활용하다 보니 공정하게 과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품을 이용한 '꼼수' 상속·증여는 단골 지적사항이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작년 10월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서화·골동품 시장이 예전과 다르게 부쩍 커 있다. 고액 자산가들로서는 투자 가치가 있고 세금 회피도 가능하다 보니 많이들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화·골동품을) 감정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격 요건이나 전문가로서 기준이 명확히 있느냐"며 "미술협회도, 대학교수도, 화랑 대표도 되고 아무런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 감정평가심의위가 한 번밖에 열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며 "미술품 시가라는 게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10배씩 차이 나거나 몇백억원씩 차이 나는 것은 국세청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승원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국세청에 신고된 서화·골동품 1만5천여점 가운데 서로 다른 전문가가 내린 감정가액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작품은 3천여점으로 약 20%를 차지했다. 평균액으로 과세한다면 금액이 적어진 만큼 세금이 줄 수 있는 셈이다.

s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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