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강진 1년] 진앙 가지안테프 주지사 "우리는 재난에 강해질 것"

입력 2024-02-02 12:00  

[튀르키예강진 1년] 진앙 가지안테프 주지사 "우리는 재난에 강해질 것"
"'재난 속에서 많은 걸 배워 미래에 희망' 메시지 세계에 전하고 싶다"
중앙·주정부, 악몽 극복 안간힘…경제난 속 천문학적 재정 쏟아 경제 복원 총력
"국제사회 도움에 감사"…튀르키예 당국, 재건 노력 알리고자 언론 현장방문 프로그램
미완의 일상회복…'임시가옥 414곳, 21만5천채' 수십만 이재민 아직 컨테이너 생활



(가지안테프[튀르키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재난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세계에 전하고 싶다."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케말 체베르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셰히트카밀에 위치한 주정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며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재난에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지안테프는 21세기 최악의 대재앙으로 꼽히는 튀르키예 강진의 진앙이다. 오는 6일이면 강진이 이곳을 강타한 지 1년이 되는 가운데 복구와 재건 작업이 아직도 한창이다.


연합뉴스는 튀르키예 정부가 강진 1년을 즈음해 진행한 기자단 현장방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년 전 비극의 상흔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곳을 찾았다.
재난 피해 지역의 복구 및 재건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튀르키예 대통령실과 재난관리청(AFAD)은 1월 말∼2월 초 3개 권역으로 나눠 마련한 행사다.
체베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진에 저항력 있는 도시'(earthquake resistant city)라는 콘셉트로 층수 제한과 내진 설계 등을 고려한 재건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브리핑은 주지사 외에 재난관리청 등 당국자 5명이 순서대로 나와 지진 피해 및 복구 상황 등을 프레젠테이션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튀르키예 당국은 엄청난 상처를 딛고 복구와 재건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주력하려는 듯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강진 발생 초기 늑장 대응 논란 등 날 선 추궁성 질문이 나오자 당국자들이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넘어가는 장면도 있었다. 브리핑 후 일부 현지 언론 취재진 사이에서는 모든 게 잘 되고 있다는 주 정부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미완의 '일상 회복'으로 향하는 튀르키예 사회의 복잡한 내부 사정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이날 브리핑은 연합뉴스가 참여한 가지안테프, 하타이 지역 방문 일정의 첫 순서였는데, 이번 일정에는 튀르키예 현지 언론을 포함, 영국, 스페인, 러시아, 스위스 등 17개국에서 약 60명의 언론인이 동행했다고 대통령실 공보국의 무스타파 다델렌이 전했다. 한국 언론은 연합뉴스가 유일했다.
하타이는 강진 발생 후 한국구호대가 활동을 벌인 지역이기도 하다.



체베르 주지사가 감사를 표한 대로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했다.
이날 당국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해외에서 파견된 1만1천488명을 포함해 총 3만5천250명의 수색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도 3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8명의 생명을 구하고 구호물품 전달 및 임시거주촌 조성까지 힘을 보탰다.
체베르 주지사는 세계 각국의 인명 구조, 구호품 제공, 재정 지원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에 감사하다"라고 사의를 표했다.
세계은행(WB) 추산 피해액이 342억 달러(약 45조 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튀르키예는 물가 급등을 비롯한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속한 재건과 회복을 위해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현장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주거 및 상업건물 건설 지원 및 대출에만 약 510억리라(2조2천400억원)가 투입됐고, WB와 협력해 약 4억5천만달러(6천억원)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이 마련됐다. 그리스·로마·오스만 등 유적을 포함한 문화재 복원 작업도 시작됐다.
현재 414곳에 임시가옥 21만5천195채가 설치됐다. 이곳에 머무는 이재민들은 수개월 내로 총 30만7천채의 신규 가옥 건설이 완공되면 이주하게 될 예정이다.



1년 전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에 발생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터전을 앗아갔다.
21세기 들어 최악의 대재앙으로 꼽히는 자연재해를 겪은 튀르키예는 아직도 깊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무자히트 타슈큰 가지안테프 지역국장 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6일 새벽 4시 17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에 규모 7.7의 강진이 덮쳤고, 곧이어 오후 1시 24분 인근 카흐라만마라슈에 다시 규모 7.6의 여진이 강타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이 분석한 두 지진의 규모인 7.8, 7.5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마흐무트 조슈쿤 AFAD 가지안테프 지방청장은 "당시 지진 사망자는 총 5만3천537명, 부상자는 10만7천213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 피해 면적은 11개주(州)에 걸쳐 약 12만㎢에 이르며, 이재민 등 지진 피해를 입은 이들을 모두 합치면 10만7천213명에 달한다"며 "민가 약 67만6천채와 기타 건물 11만6천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주민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참변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튀르키예 당국의 설명이다.
또한 겨울철 추위로 인해 구조가 가능한 '골든타임'이 줄어든 데다, 강한 여진이 끊이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졌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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