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대선 연기 발표에 혼란 격화…시위대·경찰 충돌

입력 2024-02-05 09:50   수정 2024-02-05 17:40

세네갈 대선 연기 발표에 혼란 격화…시위대·경찰 충돌
야권 "전례 없는 민주주의 퇴보"
국제사회 "조속히 선거 날짜 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세네갈에서 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연기 결정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대선을 연기한 마키 살 대통령의 결정에 항의했다.
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선을 연기한다며 "대선 최종 후보 발표 이후 논란이 있었던 관련 선거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선거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다.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발표는 4일 공식 선거 운동 개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세네갈 헌법위원회는 지난달 20일 대선 최종 후보 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권 연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야당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 대표의 이름이 빠져 야권에서 반발이 제기됐다.
뒤이은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결정에 야권 등은 '헌법 쿠데타', '민주주의 퇴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시위대는 국가대표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흔들며 "마키 살은 독재자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거리에 임시 바리케이드를 치고 타이어를 태우며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세네갈 통신부는 이날 시위 내용을 보도한 민간 방송사 왈프 TV가 폭력을 선동한다며 방송 중단을 명령했다.


야권 지도자로 평가받는 아미나타 투레 전 총리는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투레 전 총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대선 연기가 "전례 없는 민주주의의 퇴보"라고 비판했다.
대선 후보인 다우다 은디아예도 자신이 보안군에게 구타당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장했다.
또 다른 야권 인사인 칼리프 살은 민주주의 지지 세력에 단결할 것을 촉구하며 "세네갈의 모두가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선거 날짜를 조속히 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발표로 야기된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선거 날짜를 신속히 잡을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시의적절하고 자유로우며 공정한 선거'를 위한 날짜를 신속히 정하라고 요구했고 유럽연합(EU) 역시 신속하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세네갈 당국에 "불확실성을 끝내고 선거가 가능한 한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60년 독립 이후 군사정변 없이 대통령이 교체돼 온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의 민주주의 모범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송코 대표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자 이에 반발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사흘간 이어지면서 최소 16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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