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방위비 얼마길래…'美에 무임승차' 트럼프 주장 맞나

입력 2024-02-13 15:55  

나토 방위비 얼마길래…'美에 무임승차' 트럼프 주장 맞나
18년된 지침 'GDP 2%' 31개국中 11개국만 지켜…독일은 올해 넘을듯
미 국방비 1천142조원…나토 동맹국 합친것의 2배
러 인접한 동유럽 대부분 기준선 넘어…러 크림병합후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보호해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장을 일으키면서 나토 동맹국들의 방위비 지출에 이목이 쏠린다.
북미와 유럽 국가들의 정치·군사 동맹체인 나토에는 미국과 캐나다 외 29개 유럽 국가를 포함해 31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발언은 앞서 재임기에 취했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임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 등 나토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에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난을 하곤 했다.
이런 발언은 나토가 마치 '회비'로 운영되는 클럽인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나토의 운영 방식은 클럽과는 다르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회원국들이 조직 운영을 위해 분담하는 공동기금이 일부 있으나 나토가 가진 힘 대부분은 회원국들이 자국 방위에 쓰는 비용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각국이 자국 국방비로 병력을 유지하고 무기를 사들이며, 나토는 이런 회원국의 군사 자원을 활용한다.
다만, 회원국들은 나토의 군사 대비와 공격 가능성 억제라는 목표를 위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방위비를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2006년 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지침(guideline)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지난해 7월 나토 추정치에 따르면 이 기준을 충족한 나라는 폴란드(3.9%)와 미국(3.49%), 그리스(3.01%), 에스토니아(2.73%), 리투아니아(2.54%), 핀란드(2.45%), 루마니아(2.44%), 헝가리(2.43%), 라트비아(2.27%), 영국(2.07%), 슬로바키아(2.03%) 등 11개국이다.
정규군이 없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19개국이 이같은 지침에 미달한 것이다.
이들 '미달' 명단에는 프랑스(1.9%)와 독일(1.57%), 알바니아(1.76%), 네덜란드(1.7%), 이탈리아(1.46%), 캐나다(1.38%), 튀르키예(1.31%) 등이 해당한다.
WP 칼럼니스트 필립 범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나토 관련 언급에서 "청구서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You gotta pay your bills)고 했으나 나토는 회원국이 청구서를 받아 납부하는 형태가 아니라며 "미달한다고 자신에게 빚진 것이 아니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거나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동유럽 국가 대부분은 2% 기준선을 넘기고 있으며, 이들이 러시아로부터 방어에 제 몫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라고 WP는 짚었다.
미국이 유럽에 비해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부분은 맞는다.
미국의 국방비는 GDP의 3.49%로 높은 수준이고, 액수로는 8천600억 달러(약 1천142조원)로 나토 다른 동맹국의 방위비를 모두 합친 것의 2배를 넘는다.
대다수 회원국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보다 GDP 대비 방위비 비율이 높아졌다. 2% 기준선을 넘은 국가는 2014년 3개국에 불과했다가 2022년 7개국으로 늘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신설한 10억유로(약 1조4천억원) 특별기금 등에 힘입어 올해 2% 선을 충족할 것으로 독일 당국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발언이 유럽을 뒤흔든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 목표 달성을 약속하면서 "현실은 혹독하고 우리는 평화의 시기에 살고 있지 않기에 시급히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토는 며칠 내로 업데이트된 수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2% 선을 넘는 회원국이 지난해 11개국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올해 3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예정인 스웨덴의 국방비는 GDP의 2.1%다.
그러나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여전히 많은 국가가 목표치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좌절감은 쉽게 완화될 것 같지 않다고 관측했다.
나토에서 정책 기획을 맡았던 프랑스 정치외교 전문가 파브리스 포티에는 "2%는 기본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뉴스위크는 나토 회원국들이 2% 목표 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국방비를 상당히 늘리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에는 연간 국방비의 20%를 신규 장비와 관련 연구개발에 쓴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짚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