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원·경남 'SMR 파운드리 허브'로 키운다

입력 2024-02-22 11:35   수정 2024-02-22 15:41

정부, 창원·경남 'SMR 파운드리 허브'로 키운다
우수 원전기자재 업체 역량 활용…R&D·투자혜택·글로벌 파트너링 지원
민생토론회…"공장서 원전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 대비"




(서울·세종=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정부가 창원·경남 지역을 소형모듈원자로(SRM) 클러스터로 집중 지원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SMR 파운드리(제작) 허브'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22일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한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SMR은 발전 용량 300메가와트(㎿)가량의 '미니 원전'이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 1기의 발전 용량 1천㎿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자로, 가압기, 증기 발생기 등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형으로 된 소형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 원전이 대량의 냉각수를 사용해야 해 주로 바닷가에 건설되는 것과 달리, SMR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SMR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 차세대 청정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각국도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뛰어들어 현재 전 세계 80여개의 노형이 개발 중이다.
해외 선도기업들은 오는 2030년대 초 SMR 상용화를 목표로 규제 기관 심사 등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미 창원·경남 지역에 자리 잡은 우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역량을 활용해 이 지역을 'SMR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오는 2047년까지 경기 남부 일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들어서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비슷한 콘셉트로 보인다.
특히 창원·경남의 원전 기업들은 해외 SMR 설계기업 원자로 생산에 참여하는 등 관련 공급망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원전 설계 기술에 강점을 가진 미국과 건설·운영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한국 기업 사이에도 다양한 SMR 분야 협력이 현재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도 한미 기업 간 SMR 협력이 대거 추진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테라파워와 소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 건설·운영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두산에너빌리티도 미국 뉴스케일파워,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세계시장 SMR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SMR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으로 ▲ 독자 기술 개발 ▲ 선제적인 사업화 추진 ▲ 국내 파운드리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는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소형모듈원전인 'i-SMR'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9배의 예산을 증액했다. 오는 2028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국내 원자력계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i-SMR을 포함한 다양한 노형의 국내외 사업화에 민간 기업들이 참여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체계와 전략을 올해 중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공장에서 원전을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에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SMR의 확산에 따라 우수한 국내 원전 제작 역량을 활용해 SMR 위탁 생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개시된 SMR 혁신 제작기술 및 공정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들의 SMR 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도 제공한다.
SMR 설계·제작·사업개발 분야 기업들에 투자하는 정책 펀드도 신설·운영해 국내 SMR 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창원·경남 원전 기업들이 해외 SMR 관련 공급망에 진출해 있는 만큼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R&D와 투자 혜택,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링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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